스탠포드병원에 입원해 있는 리자는 매우 희귀한 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그녀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었다.같은 병에 걸렸다 기적적으로 살아나 혈액 속에 그 병에 대한 면역체를 갖고 있는 다섯 살짜리 남동생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 방법이다.의사는 동생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수혈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아이는 망설이다가 대답했다.‘네,리자 누나를구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할게요’ 수혈이 진행되는 동안 소년은 누나옆 침대에 누워 누나 뺨에 혈색이 돌아오는 걸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주위 사람들도 기뻐했다.그런데 차츰 소년의얼굴이 창백해지며 미소가 사라지기 시작했다.아이는 의사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이제 난 금방 죽게 되나요?’소년은 누나를 위해 약간의 수혈만이 필요했는데도 자기 몸 속의 피를 전부 주어야 한다고 잘못 이해했던 것이다.소년은 자신이 죽을 줄 알면서도 누나를 살리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어린 소년의 용기를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에 나오는 한대목이다.세상에는 진정한 용기와 사랑의 힘,그리고꿈·희망·집념 등으로 ‘불가능’을 뛰어넘은 일들이 많다.그러한 아름다운 이야기와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책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가 ‘IMF한파’에 지친 우리들의 삶과 영혼을 위로하고 있다. 미국의 카운슬러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쓴 이 책은 뉴욕타임스 19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세계적 화제작이다.지은이가 제목으로 선택한닭고기 수프는 미국에서 예로부터 몸살·감기에 걸렸을 때 끓여먹는 민간요법중의 하나이다. ‘영혼을…’은 지난 96년 국내에서 번역 출판된 이후 지금까지 30만부나 팔렸다고 이 책을 출판한 푸른숲의 김혜경 대표는 말한다.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다.“물질적 풍요만 추구하던 현대인들 중에 이 책 속의 이야기에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작은 행복과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영혼을…’에 있는 글들은 세상을 바꿀만한 큰 이야기들은 아니다.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들이다.그러나 인간의 마음을 움직여 큰 힘을내게하는 감동이 있다.고통의 시대에도 그러한 글들이 많이 읽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따듯한 마음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반가운 일이다.李昌淳
1999-01-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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