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출신의 李富榮의원(재선)이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의 원내사령탑을 맡았다.李富榮의원의 총무 선출 과정은 정체성의 갈등을 빚고 있는 한나라당의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특히 강성(强性)총무를 선호한 李會昌총재 의향대로 李의원이 당선되긴 했지만 ‘반발표’가 주류쪽의 예상치를 웃돌아 진통을 예고했다. 李총재의 지지를 등에 업은 李富榮의원은 총 투표수 115표 가운데 60%를 가까스로 넘은 70표를 얻는데 그쳤다.‘李富榮총무’를 적극 지지한 의원이 전체 소속 의원 136명의 절반쯤에 불과하다는 얘기다.병상·외유 등으로 이날투표에 불참한 의원을 빼더라도 李총재쪽으로서는 만족스런 결과가 아니다. 반면 李富榮의원과 맞대결을 벌인 李在五의원은 20%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득표율이 32%를 상회했다.李在五의원의 선전(善戰)은 비주류가 표를 몰아준데다 진보색채가 강한 李富榮의원을 李총재가 내정한데 대해 일부보수세력이 반발한 결과로 보인다.특히 李총재는 ‘주변에 전사(戰士)가 없다’는 비판에 따라 재야출신의 총무를 선택,강경 일변도의 지도노선을 고수함으로써 민정계 출신 다선 의원들의 불만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李총재는 이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경선 직전 “보수쪽을 대변하는 색깔이약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보수쪽 의원들이 이를 잘 보완한다면 진보든 보수든 같은 가족으로서 일체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경선 직후 李신임총무가 “여당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꾼다면 얼마든지 협력할 것”이라고 유연성을 보인 것도 당내 다양한 ‘색깔’을 감안한 발언으로해석된다.
1999-01-1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