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경제위기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브라질이 13일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중앙은행총재를 경질하고 자국 화폐인 레알화를 절하했으나 미국을 비롯한 유럽주가가 일제히 폭락하고 채권값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대서양 양안의 금융시장 혼란은 14일 일본과 한국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아시아지역으로 확산,연초부터 세계금융시장이 불안하다. 브라질 경제위기가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이 나라 인구(1억600만명)가 남미의 절반을 넘고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에 8,000억달러로 남미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브라질은 사실상 남미 경제의 지주(支柱)로 이 나라 경제가 파탄하면 남미는 물론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해온 미국경제가 영향을 받고 이는 세계경제에 주름살을 빚게 되어 있다. 브라질 경제위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불화에서 촉발되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브라질의 국제수지가 악화된 데 있다.미국이 브라질의 위기극복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성과는미지수이고 국제통화기금(IMF)은 금고가 바닥나 긴급 외화자금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여기에다 러시아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75억달러 상당의 대외채무를 대부분 갚을 능력이 없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가 경제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자연히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정부는 14일 브라질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정부는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불능)선언에 대비하여 브라질에 대한 채권·채무 현황을 파악,금융기관들이 현지 채권확보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한편수출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용장 개설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는 등의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브라질사태 이후 개발도상국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어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외환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안정책을 강구키로 했다.정부가 원화절상 속도가 빨라지자 금융기관과 기업으로 하여금 조건이 좋지않은 대외채무를 갚도록 독려하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당국은 대외채무 상환방법을 통해 원화절상 추세를 약화시키려하기 보다는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원화가치 급상승을 막으면서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경기진작이냐,구조조정이냐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 보다는 구조조정을 조기에 끝내 대외신인도를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신인도를 높여 증시에서 외국인의 투자자금 이탈을 막고 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다른나라의 금융위기 파장에 대비하기 바란다.
1999-01-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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