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銀 金正泰 행장 ‘클린뱅크’ 만들기

주택銀 金正泰 행장 ‘클린뱅크’ 만들기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8-12-24 00:00
수정 199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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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빈 흑자는 오래가지 않습니다”/흑자불구 예상손실 전액 탕감… 적자처리/국내 최고 소매금융·주주가치 극대화 목표/행원들에 수신고 올리기보다 대출 독려

“겉치레 흑자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부실을 깨끗이 털어내 주택은행을 클린뱅크(Clean Bank)로 만들겠습니다.”

동원증권 사장 재직시절 ‘무(無)차입 경영’으로 금융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주택은행 金正泰 행장이 이번에는 ‘클린뱅크’ 만들기에 나섰다. 투명경영으로 주택은행을 클린뱅크로 만들어 재임기간 동안 국내 제1의 소매금융 전문금융기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포부. 궁극적 목표는 주주가치의 극대화에 있다.

클린뱅크 추진을 위해 그는 올 연말 결산에서 4,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하는 ‘튀는’ 전략을 택했다. SK증권이 지난 해 2월 J·P모건으로부터 5,000만달러를 빌릴 때 주택은행이 섰던 보증과 문을 닫은 동서·고려증권에 올초 빌려준 콜자금,기아·아시아자동차에 대한 부채탕감,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 등 향후 예상되는 손실전액을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연내에 모두 털어버렸다. 은행감독원 기준으로 충당금을 설정할 경우 620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음에도 눈 앞의 이익보다는 주택은행의 앞날을 내다봤다.

주택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金행장 취임 이전 25.41%에서 지난 22일에는 43.89%로,주식가격은 3,600원에서 12,900원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는 직원들이 성공사례를 발표할 때 ‘수신고 경쟁’보다는 대출을 많이 해준 사례위주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金행장은 스톡옵션제로 3년인 임기를 마칠 때까지는 ‘1원짜리 봉급’을 받는 행장이다. 그대신 그가 경영을 잘하면 주가가 올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의 가족들이 출근하는 그에게 하는 인사말은 늘 “오늘은 꼭 월급을 챙기고 오세요.”이다.<吳承鎬 osh@daehanmaeil.com>
1998-12-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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