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분위기… 관광객 발길 끊겨/金 중위 사망 JSA 현지르포

살벌한 분위기… 관광객 발길 끊겨/金 중위 사망 JSA 현지르포

입력 1998-12-17 00:00
수정 1998-12-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선글라스 낀채 경비 선 병사들은 마치 ‘마네킹’/北 접촉·술파티 등 군기문란 상상하기 어려워

16일 오전 휴전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군사정전위 본회담장 등 건물 주변은 金勳 중위 사망사건 재조사 때문인지 을씨년스럽고도 삼엄했다.선글라스를 낀 채 경비를 서고 있는 우리측 병사들은 사진의 한장면처럼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접근을 거부하는 듯한 이들의 모습에서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북한 경비병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술을 마시는 등 군기문란이 성행했다는 최근의 폭로내용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북한측 장교들과 미군장교들이 종종 스넥 파티를 했다는 ‘공동 일작장교 회의실’도 굳게 잠겨져 있었다.

金중위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판문점은 더욱 썰렁해졌다.하루 300∼400명의 관광객으로 북적대던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金榮勳 중사가 다녀왔다는 북한측 제1초소는 군사분계선과 몇걸음도 안되는 지척에 있었다.우리측 경비병 소대막사로부터도 불과 20m도 떨어지지 않았다.이 곳 규정에는 해가 지고나면 3명 이상이 함께 다녀야 한다.규정 준수여부를 관리 감독해야 할 金중사 자신이 이를 어겼으니 당시 군기상태가 어떠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만나본 몇몇 군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특조단의 최종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최근 전역자 등의 입을 빌려 알려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세였다.혹독한 훈련과 엄한 군기속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도 군기문란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이 억울하다는 것이 이들의 하소연이다.한 관계자는 후방의 친지와 부모로부터 신변을 걱정하는 전화도 많이 온다고 전했다.군 사령관 등 군 고위 관계자들도 사기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판문점에서 남동쪽으로 1.4㎞ 떨어진 유엔사 경비대대 주둔지 ‘캠프 보니파스’ 주변에는 ‘최전방에서’라는 구호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늘 긴장속에서 북한군과 대치해야 하는 이 곳 장병들에게 미군들이 붙여준 부대 별칭이라고 한다. 바로 이 곳에서 벌어진 ‘군기문란 사건’을 놓고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처럼 느껴졌다.<李志運 jj@daehanmaeil.com>
1998-12-17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이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