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공룡화로 정책대응 더뎌/IMF지원 요청 등 적절한 조치 시기 놓쳐/외환관리 이원화·각종 현안에 밀려 화 자초
외환·금융위기를 초래한 숱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공룡부처였던 재정경제원의 원죄론이다.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해 94년 출범,새 정부들어 폐지된 재경원은 세제,금융,예산과 정책조정 등 ‘경제 4권’을 쥐고 개별부처 위에 군림해왔다.이 기관이 탄생부터 갖고 있던 조직 자체의 문제점과 정책 실패가 환란을 불렀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재경원의 정책 실패 인정
올초 새 정권의 인수위원회에 대한 보고에서 재경원은 “지난해 10월말 외환위기가 닥쳤으나 자체 힘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고 가용외환보유고를 풀어 방어에 나섰다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당시 재경원은 “작년 11월7일 외환위기를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IMF에 대한 지원요청 등 적절한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아 실기했다”고 밝혔다.
●공룡조직의 문제점
재경원 후신인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 관계자 A씨의 지적.
“관장하는 업무가 너무 크다보니 장관이 일일이 결재한 시간이 없었다.정책이 늦고 제대로 챙길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재경원 출범이후 洪在馨,羅雄培,韓昇洙,姜慶植씨 등 부총리의 평균 재임기간이 8개월로 업무를 익힐 만하면 바뀐 것도 정책 단절의 원인이 됐다.
●외환관리의 이분화
재경원은 외환시장은 금융정책실이,국제수지 관리는 경제정책국이 담당해 별도로 장관에 보고토록 했다.
외환문제의 통합관리가 어렵고 한 부처내에서 2가지 소리가 나오도록 방치한 것이다.
●물가안정 지상주의
경상수지 적자폭은 94년 38억달러,95년 85억달러,96년 230억달러로 증가했다.
대 달러 환율은 94년 803원,95년 771원에 이어 96년에는 804원으로 별 변동이 없었다.
재정경제부의 한 당국자는 “당시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으나 물가 부담을 우려해 환율을 올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현안이 밀렸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姜慶植 전 부총리는 현안인 외환시장이나 환율보다는 장기적인 문제인 한국은행법 개정안과 금융감독기관통합법 개정안 등에 너무 매달렸다”고 지적했다.<李商一 기자 bruce@seoul.co.kr>
외환·금융위기를 초래한 숱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공룡부처였던 재정경제원의 원죄론이다.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해 94년 출범,새 정부들어 폐지된 재경원은 세제,금융,예산과 정책조정 등 ‘경제 4권’을 쥐고 개별부처 위에 군림해왔다.이 기관이 탄생부터 갖고 있던 조직 자체의 문제점과 정책 실패가 환란을 불렀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재경원의 정책 실패 인정
올초 새 정권의 인수위원회에 대한 보고에서 재경원은 “지난해 10월말 외환위기가 닥쳤으나 자체 힘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고 가용외환보유고를 풀어 방어에 나섰다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당시 재경원은 “작년 11월7일 외환위기를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으나 IMF에 대한 지원요청 등 적절한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아 실기했다”고 밝혔다.
●공룡조직의 문제점
재경원 후신인 재정경제부의 한 고위 관계자 A씨의 지적.
“관장하는 업무가 너무 크다보니 장관이 일일이 결재한 시간이 없었다.정책이 늦고 제대로 챙길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재경원 출범이후 洪在馨,羅雄培,韓昇洙,姜慶植씨 등 부총리의 평균 재임기간이 8개월로 업무를 익힐 만하면 바뀐 것도 정책 단절의 원인이 됐다.
●외환관리의 이분화
재경원은 외환시장은 금융정책실이,국제수지 관리는 경제정책국이 담당해 별도로 장관에 보고토록 했다.
외환문제의 통합관리가 어렵고 한 부처내에서 2가지 소리가 나오도록 방치한 것이다.
●물가안정 지상주의
경상수지 적자폭은 94년 38억달러,95년 85억달러,96년 230억달러로 증가했다.
대 달러 환율은 94년 803원,95년 771원에 이어 96년에는 804원으로 별 변동이 없었다.
재정경제부의 한 당국자는 “당시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으나 물가 부담을 우려해 환율을 올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현안이 밀렸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姜慶植 전 부총리는 현안인 외환시장이나 환율보다는 장기적인 문제인 한국은행법 개정안과 금융감독기관통합법 개정안 등에 너무 매달렸다”고 지적했다.<李商一 기자 bruce@seoul.co.kr>
1998-12-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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