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資유치/‘발표’만 있고 ‘입금’은 없다

外資유치/‘발표’만 있고 ‘입금’은 없다

이상록 기자 기자
입력 1998-11-27 00:00
수정 1998-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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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압박에 쫓긴 기업들 주먹구구식 추진/내년말 64억불 목표 불구 17억불만 성사/외국기업들 까다로운 조건 제시 지지 부진

외자유치 발표가 잇따르고 있지만 실제 협상이 타결돼 국내로 돈이 들어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업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외자도입을 추진하는 바람에 주가 산정이나 경영권 문제 등으로 협상과정에서 외국투자자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속이 없다

LG는 내년말까지 사업매각 등을 통해 64억달러의 외자들 조달할 계획이었다.그러나 현재 실적은 17억달러선.발표된 유치건수는 이보다 많지만 외국기업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위해 “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조정하라”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콤은 지난 10월 미국 PWC사를 통해 7,000만달러를 들여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정보다 1개월 이상 지나도록 진전이 거의 없다.사업계획,경영권 확보에서 의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충북은행은 지난 18일 미국 시카고교민회가 5,0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합의서교환도 안됐다.투자가 이뤄질 지도 미지수다.정부의 합병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에서 비롯됐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대양금속은 지난 9월 미국 투자회사 EMP와 해외전환사채(CB)발행으로 2,000만달러를 유치키로 합의했지만 주식전환 가격에 대한 이견 때문에 별 진전이 없다.빙그레는 국제금융공사(IFC)등 외국투자전문회사 2∼3곳과 지난 9월까지 2,900만달러를 유치키로 했다.그러나 현재 감감 무소식이다.

●국내업체와 해외투자자의 엇갈린 계산

대기업 관계자는 “진행 중인 대부분의 외자유치는 투자자본의 안정성은 물론,채산성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외전환사채(CB)나 증권담보부 채권의 방식 이외에는 외자 유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실무협상과정에서 지나친 요구를 해오는 점도 최종 성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주식인수를 통해 지분 참여를 하면서 현재 주가의 10%선에 팔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 국내 대기업은 지난 5월부터 외자유치를 추진,최근 성사단계에 이르렀으나 “국내 여건이 호전된만큼 처음 가격보다 비싼 값에 주식을 사라”고 투자자에 요구,투자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李相錄 崔麗京 myzodan@daehanmaeil.com>
1998-11-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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