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엿보고 있다/한충목 열사·범추위 집행위원장(굄돌)

누군가 나를 엿보고 있다/한충목 열사·범추위 집행위원장(굄돌)

한충목 기자 기자
입력 1998-10-21 00:00
수정 1998-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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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의 일상을 엿보고 있다.

우리만의 약속을 누군가 알고 있다.

우리 이야기를 누군가 엿듣고 있다.

누군가 나의 휴일 오후를 지켜보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이 현정부에 대해 불법도청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그들이 집권한 수십년 동안 시민사회운동단체에서 활동하느라 일상적인 불법도청에 익숙해진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역사의 반전을 지켜 보게 된다. ‘너희도 한 번 당해 봐라’는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라고 자처하는 현정권에서조차 불법도청 의혹이 제기되고,합법적인 도청이 급증한다는 주장이 나오니 배신감과 더불어 가슴이 쓰려온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법원행정처가 국회 법사위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전화감청 영장 건수가 96년 2,067건에서 97년 3,306건,올 8월까지 2,289건으로 1.6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한참 진행되던 지난 7월 부산·울산 지역의 소위 ‘영남위원회’라는 공안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김창현 울산 동구청장을 포함한 20명 가량의 사회·노동단체 간부가 구속되었고,현재 법정에서 첨예한 공방이 진행된다. 공안당국이 제출한 증거는 대부분 2년 동안 무차별적으로 행한 도청·감청 자료가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국제인권센타,앰네스티 등 국내외 인권단체에서 그 부당함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불법도청으로 사생활이 낱낱이 감시되는 심각한 현실에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에는 인권침해와 고문조작이 없다.

아직도 국민을 위한,국민에 의한 정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민의 힘이 요구되고 있다.
1998-10-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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