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자료 ‘그나물에 그밥’/李商一 기자(경제 프리즘)

국감자료 ‘그나물에 그밥’/李商一 기자(경제 프리즘)

이상일 기자 기자
입력 1998-10-20 00:00
수정 1998-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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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행사인 올해 국정감사를 위해 예외 없이 두툼한 국감 자료가 또 선보였다.

베게 삼아 잘 만큼 부피는 두툼하다.국회 재경위에 제출한 재정경제부의 자료는 모두 3권으로 각각 976,907,853쪽에 달한다.합쳐서 3,000여쪽.

30명의 의원들이 요구한 질문 자료를 1달여에 걸쳐 공무원들이 꼬박 만든 것이다.

의원들의 요구자료 가운데는 어음 제도 개선방안을 묻는 비교적 ‘수준 높은’ 질문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자료는 자료 요청 주제도 그렇고 정부의 답변 자료 역시 아주 원론적이다.진부하기조차 하다.

어디까지나 국감장에서의 질문을 위한 기초 자료라고는 하지만 매년 이렇게 노력과 시간을 낭비해야 할까,회의가 든다.

의원들의 질문 내용은 주로 외환위기,외채상환 대책,국채발행,구조조정 등에 집중되어 있다.제2 환란설에 대한 정부 답변도 여러 명의 의원이 요청했다. 의원들이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인터넷 상에서 아니면 신문 스크랩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가 태반이다.

정부의 제출 자료 역시 단순히 보도 자료를 복사하거나 기존 정부 방침을 재탕한 것이 거의 전부다.

옛날과 현재의 쟁점을 다시 기억해 내고 이미 나온 답변과 자료를 다시 묶어 놓은 ‘노력’만 가상히 생각될 뿐이다.

새로운 것이 있나 싶어 뒤지던 한 기자는 “기자들에게 내라고 하면 훨씬 질 높은 자료가 나올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1998-10-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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