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선발비리 수사 확대

체육특기생 선발비리 수사 확대

이종낙 기자 기자
입력 1998-10-14 00:00
수정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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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선발 대학자율에 맡긴뒤 부패 심화/체육­교육계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당황

체육특기생의 대학 부정입학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이스하키에서 농구 등 다른 종목으로 확대되면서 파문도 커지고 있다. 수사선상에 오른 연세대 농구부의 崔熙岩 감독에 대한 사법처리는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교 선수의 대학 진학을 둘러싸고 학부모와 고교·대학감독 사이에 거액의 금품이 오가고 있다는 것은 체육계에 오래 전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기생 선발 비리는 96년부터 교육부가 체육특기생 선발을 대학자율에 맡긴 뒤 심화됐다. 전국대회 4강에 든 학교의 선수를 특기생에 선발하던 방식을 바꿔 대학감독이 학생선발의 전권을 휘두르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감독과 고교감독은 밀실에서 1인당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금액을 학부모로부터 받고 특기생으로 선발해주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대학도 실력보다는 거액에 눈이 어두워 부패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崔熙岩 감독에 대한 수사는 지난 달 25일 金모씨가체육특기생의 선발과정에서의 비리를 담은 진정서를 검찰에 냄으로써 시작됐다.

택시기사인 金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검도선수인 아들을 유명대학에 입학시키려 했지만 K대 1억원,Y대가 2천만원을 요구하는 걸 보고 학원 스포츠의 비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을 충남 천안 S대에 응시케해 정당하게 입학시켰다는 金씨는 예상외로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진정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金씨는 “다른 종목에서도 돈을 요구하는 것을 알아내고 검찰에 수사해줄 것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崔감독이 이끄는 연세대는 96∼97년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하는 등 대학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졸업생들이 프로팀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이 오고 갔으며 崔감독이 개입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다른 종목으로 확대되자 체육계와 교육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이다. 아이스하키 사건의 불똥이 다른 곳으로 튀지 않을까했던 우려가 현실로 닥치자 무척 당황해 하고 있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아마추어리즘을 상실한 학원스포츠계를 개혁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대두되고 있다.<李鍾洛 기자 jrlee@seoul.co.kr>
1998-10-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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