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신사 반갑잖은 수신고 증가

대형 투신사 반갑잖은 수신고 증가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1998-10-14 00:00
수정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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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금리 인하로 10일새 13조 몰려/수익률 하락·자금운영 여의치 않아/오히려 고객에 환매 권유 기현상도

시중 여유자금이 투신사로 몰리고 있지만 대형 투신사들은 돈받기를 꺼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히려 고객들에게 환매를 권유,수익률 하락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13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10일 사이 투신사의 전체 수탁고는 13조3,497억원이나 늘었다. 9월 말 현재 수탁고 159조7,798억원의 8.5%에 해당된다.

콜금리 등 시중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여유자금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몰리기 때문이다.

지난 1일에는 하루에만 4조8,310억원이 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과 대한투자신탁 등 대형 투신사들은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과거 고금리로 유치한 기존 펀드에 신규자금을 편입시키면 최근 회사채 금리의 하락으로 수익률이 떨어질 게 뻔하고 고객이탈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금을 채권이 아닌 기업어음(CP)나 콜금리로운영하려 해도 금리가 10%를 밑돌아 역마진을 감당할 수가 없다. 금리인하에 대비,환매를 권유하기도 한다. 현재 공사채 수익증권의 수익률은 10∼11% 수준이며 기존 고객들은 2%포인트 정도 더높다.

그러나 지방 및 신설 투신사들은 외형 확장을 위해 수탁고 증대에 적극적이다. 금리가 올라가지 않는 한,즉 채권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펀드의 수익률은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들은 금리인하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 제일투신이 1조8,830억원,주은투신운용이 1조6,940억원 증가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투와 대투의 자금운용 관계자들은 “기존 고객을 감안하면 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부담이 된다”며 “투신고객은 은행고객과 달리 금리차가 0.5%만 차이가 나더라도 즉각 돈을 빼가기 때문에 섣부른 외형경쟁은 환매에 이어 유동성 부족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신설 투신사들은 IMF 이후 부실이 크게 늘어 자금운용에 한계가 있는 대형 투신사들이 고의적으로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白汶一 기자 mip@seoul.co.kr>
1998-10-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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