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할당제’의 虛와 實/崔光淑 기자·정치팀(오늘의 눈)

‘여성할당제’의 虛와 實/崔光淑 기자·정치팀(오늘의 눈)

최광숙 기자 기자
입력 1998-10-14 00:00
수정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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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는 정당법 개정을 통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에 여성계 인사를 반드시 30% 배정하기로 했다.여성할당제 도입은 金大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10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국민에 대한 약속이었다고는 하지만 여성할당제를 ‘정당법으로 법제화’한 것은 큰 성과다.당초 정치개혁안 마련과정에서 ‘비례대표의 30% 이내 범위’를 ‘반드시 30%’로 못박기로 한 것도 진일보했다는 평이다.

특히 ‘여성의 정치 세력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개인으로서가 아닌 정치세력으로서 여성의 정치참여는 중요한 과제이다.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계속 소외집단으로 남아 있는 것은 여성자신에게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이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여성할당제는 소외계층의 민주정치 참여 폭을 넓히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할당제에는 ‘함정’이 숨어있다.비례대표 후보군에 30%를 할당한다는 점이 그것이다.비례대표의 경우 당선권 안의 순위를 배정받느냐가 중요하다.아무리 30%를 할당받아도 당선권 밖이라면 의회 진출은 어렵게 된다.자칫 정치권이 생색만 낼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그래서 여성계에서는 실제 당선권 이내 30%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역별 명부작성의 경우 지방에서 여성후보들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여성후보에 대해서는 중앙당이 직접 챙겨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각 정당의 당헌·당규에 할당제 정신을 살리는 구체적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숙제다.영국 노동당,독일 사민당,프랑스 사회당 등 선진국 대부분의 정당은 당헌·당규에 여성의 정치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여성할당제가 남성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역차별’이라는 반론은 이같은 선진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설득력이 없다.여성의 정치참여가 ‘제도적’ 배려 없이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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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권 안의 공천만 보장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어떻게 30%를 채우는가 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근본적으로 여성정치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에 눈을 돌려야 한다.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당법이 ‘무사히’ 국회를 통과할지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1998-10-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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