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自 “우리가 왜 4위인가”/金泰均 기자(경제 프리즘)

기아自 “우리가 왜 4위인가”/金泰均 기자(경제 프리즘)

김태균 기자 기자
입력 1998-10-07 00:00
수정 1998-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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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전날인 2일 기아자동차의 영업사원 閔모씨가 A4용지 두장에 빼곡이 편지를 적어 보내왔다.

자동차 세일즈 생활 10년이라는 그는 “법정관리중인 회사의 차를 샀다가 애프터서비스나 제대로 받겠느냐며 단골손님조차 발길을 끊는 상황”이라면서 기아에 불리한 언론 보도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기사에서 현대­대우­삼성­기아의 순으로 표기되는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이어 “국제입찰의 와중에 있지만 연산 12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회사가 이제 한 차종,그것도 자체 기술력으로 완성차 하나 만들지 못하는 삼성 만도 못한 회사인가”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만이라도 예전처럼 기사를 처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때 업계 2위를 달렸던 회사의 직원으로서 법정관리 중이라는 이유로 ‘홀대’하는 언론에 대한 불만은 부분적으로 공감할만하다.

하지만 법정관리는 우리 국민들에게 ‘사실상 망한 것’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부실의 대명사격이다. 기아는 지난해 7월 사태 발생부터 지금까지 만 1년2개월이 넘도록 법정관리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채권단·회사의 지지부진한 해결과정은 이같은 인식을 더욱 굳혀가고 있다. 언론보도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이런 속에서 기아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기는 힘들다. 현실은 냉엄하다.

閔씨의 편지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우리 회사 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신속하고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열심히 살아 보겠습니다”



자전거로 시작해 자동차 외길을 걸으며 국내 기계공업의 발전을 선도해 왔던 기아의 지지부진한 처리 과정은 IMF시대를 취재하는 기자에게도 씁쓰레한 상념을 남긴다.
1998-10-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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