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약화·구조개혁 기회 상실 겹쳐/각료들 잇단 대책 발표에도 상승 역부족
일본 엔화가 사실상 ‘자력 갱생력’을 잃은 것 같다. 일본 정부의 ‘추임새’에도 불구,약세기조의 엔화는 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물 경제가 허약한데다 경제구조 개혁을 제때에 단행하지 못했다는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의 출범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새 내각 출범이후 엔화 환율을 처음 거론한 각료는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관방장관. 오부치 내각이 본격 출범한 3일이었다. 지나친 엔화 하락은 일본은 물론 아시아,나아가 세계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엔화는 달러당 144.65엔에서 즉각 145.05엔으로 반등하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 날인 4일 신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상의 언급은 엔화가치를 반석위에 올려놓는듯 했다. 루빈 미국 재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시장경제가 순조롭게 움직이도록 개입을 할 수 있으며 시장의 무질서한 동향을 고치지 않으면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밝혔다는 대목이 5일 외환시장에 전해지면서 환율은 143.95엔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엔화의 약세 기조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일의 144.25엔에 이어 7일에는 146.25엔이 되었다.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경제기획청 장관과 오부치 총리의 한마디가 직접적인 화근이었다.
사카이야 장관은 7일 ‘8월 월례 경제보고’를 하면서 일본 경제를 하향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률 등 거시지표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발언은 엔화가치 틀을 흔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오부치 총리도 같은 날 중의원의 첫 시정연설에서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최소한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사카이야 장관 발언을 거든 꼴이 됐다.
그러자 한편에서는 일본 정부가 침체된 수출을 자극하기 위해 엔화 약세흐름을 고의로 방치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제기됐다. 엔화 가치는 계속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통산성의 와타나베 오사무(渡邊修) 차관이 진화의 전면에 나섰다. 10일 일본 경제가 엔화 약세로 얻을 게 별로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이때는 엔화가 기력을 얻기에는시간이 너무 늦었다.환율은 146.18엔까지 치솟으며 ‘노력’을 물거품으로 돌렸다.
다음 날인 11일 미야자와 대장상이 단상에 올랐다. 엔화가치를 지키기 위해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외쳤지만 엔화가치는 8년만에 최저치인 147.41엔으로 추락했다.
12일에는 급기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대장성 국제국장을 내세워 “엔화하락을 방치할 수 없고 필요할 경우 적절하게 대처한다”고 발표케 해 간신히 폭락세를 주춤거리게 했다.
그러나 ‘주춤 장세’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으로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실물 경제의 취약성을 보강하지 않고는 엔화의 하락을 저지시킬 수 없다는 게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이다.<黃性淇 도쿄 특파원·朴希駿 기자 marry01@seoul.co.kr>
일본 엔화가 사실상 ‘자력 갱생력’을 잃은 것 같다. 일본 정부의 ‘추임새’에도 불구,약세기조의 엔화는 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물 경제가 허약한데다 경제구조 개혁을 제때에 단행하지 못했다는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내각의 출범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새 내각 출범이후 엔화 환율을 처음 거론한 각료는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관방장관. 오부치 내각이 본격 출범한 3일이었다. 지나친 엔화 하락은 일본은 물론 아시아,나아가 세계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엔화는 달러당 144.65엔에서 즉각 145.05엔으로 반등하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 날인 4일 신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상의 언급은 엔화가치를 반석위에 올려놓는듯 했다. 루빈 미국 재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시장경제가 순조롭게 움직이도록 개입을 할 수 있으며 시장의 무질서한 동향을 고치지 않으면 시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밝혔다는 대목이 5일 외환시장에 전해지면서 환율은 143.95엔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엔화의 약세 기조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일의 144.25엔에 이어 7일에는 146.25엔이 되었다.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 경제기획청 장관과 오부치 총리의 한마디가 직접적인 화근이었다.
사카이야 장관은 7일 ‘8월 월례 경제보고’를 하면서 일본 경제를 하향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률 등 거시지표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발언은 엔화가치 틀을 흔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오부치 총리도 같은 날 중의원의 첫 시정연설에서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최소한 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사카이야 장관 발언을 거든 꼴이 됐다.
그러자 한편에서는 일본 정부가 침체된 수출을 자극하기 위해 엔화 약세흐름을 고의로 방치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제기됐다. 엔화 가치는 계속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통산성의 와타나베 오사무(渡邊修) 차관이 진화의 전면에 나섰다. 10일 일본 경제가 엔화 약세로 얻을 게 별로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이때는 엔화가 기력을 얻기에는시간이 너무 늦었다.환율은 146.18엔까지 치솟으며 ‘노력’을 물거품으로 돌렸다.
다음 날인 11일 미야자와 대장상이 단상에 올랐다. 엔화가치를 지키기 위해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외쳤지만 엔화가치는 8년만에 최저치인 147.41엔으로 추락했다.
12일에는 급기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대장성 국제국장을 내세워 “엔화하락을 방치할 수 없고 필요할 경우 적절하게 대처한다”고 발표케 해 간신히 폭락세를 주춤거리게 했다.
그러나 ‘주춤 장세’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으로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실물 경제의 취약성을 보강하지 않고는 엔화의 하락을 저지시킬 수 없다는 게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이다.<黃性淇 도쿄 특파원·朴希駿 기자 marry01@seoul.co.kr>
1998-08-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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