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외화자금 77% 41억불 금고속에/“개선 기미없다” 원성… 긴급처방 시급
수출이 무너지고 있다.7월중 수출 증가율 -13.7%는 단지 지금의 어려움 뿐 아니라 앞으로 겪게 될 더 큰 어려움을 아리는 적색경보라는 데 수출업계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아시아 시장의 침체,원화 강세,선진국의 무역장벽 등 대외적 악조건은 당분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지난달 서울신문은 특별기획을 통해 우리 수출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모색했고, 그 결과 무역금융의 원활한 집행이 당장 시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전히 무역금융은 은행에 묶여 있다. 은행 금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이 돈을 하루빨리 풀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시화공단내 합성수지 제조업체인 P사 崔모 사장(49)은 “정부나 은행은 입만 놀리고 있다.꼬일대로 꼬인 수출지원 시스템이 도대체 나아지질 않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이 회사는 주거래은행이 담보를 요구하며 신용장개설을 거부해 두달째 원자재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崔씨는 최후의 경우 회사를 정리,남은 재산을 종업원들과 나눌 각오로 얼마전 사장직에서 물러나 영업부장으로 뛰고 있다.“그래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崔씨의 하소연이다.
같은 공단 전자부품 회사인 C사 金모 사장(53)도 “위에서 보면 (중소업체 지원이) 다 되는 것 같지만 직접 은행창구에 가보라.담보가 없으면 여전히 아무 것도 안된다”고 토로했다.“방침만 무성했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정부는 더이상 숫자놀음을 하지 말라”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퍼부어 댔다.
그렇다면 우리 수출은 이대로 주저앉는 것인가.수출업계는 이에 대해 단호히 부정한다.지금도 우리 내부에서 수출의 물꼬가 될 요소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바로 무역금융이다.업계에선 무역금융만 제대로 돌아도 100억달러 이상의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뒤집어 말해 무역금융의 경색이 수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무역금융이 겉돌고 있다는 것이 수출업계의 원성이다.
이들이 호소한대로 실제 정부의 각종 무역금융은 은행창구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게 현실이다.정부가 지난 4∼5월 수출입금융으로 책정해 풀기 시작한 외화자금은 모두 53억달러.이 가운데 3일 현재 수출업체에 실제로 나간 돈은 불과 12억달러로 전체의 23%에 그치고 있다.세계은행(IBRD) 자금 10억달러가 소진된 뒤에 풀기로 한 20억달러를 제외하더라도 최소한 21억달러는 여전히 은행 금고안에서 꼼짝도 않고 있는 셈이다.
지원자금 별로는 IBRD의 수입신용장 개설자금 10억달러가 3일 현재 8억8,450만달러 집행됐다.중소기업의 수출에 지원되는 환어음 매입자금 3억달러는 불과 5,140만달러만 풀렸다.6월부터 지원되기 시작한 수출입은행의 20억달러는 두달이 지났지만 3일까지 2억6,560만달러만 나간 상태다.
이들 외화지원금과 별개로 한국은행의 무역금융도 총액대출한도 5조6,000억원의 55%인 3조1,000억원만이 시중에 돌고 있다.
이처럼 무역금융이 은행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담보의 ‘벽’ 때문이다.신용보증 역시 신용보증기금 등의 재원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어서 영세수출업체들엔 ‘하늘의 별’일 뿐이다.때문에 수출업계에선 담보설정 기준을 크게 낮추거나 신용보증 기준을 완화하는 등 무역금융 대출요건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와 별개로 재계에서도 “무역금융을 30대 그룹에까지 허용,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陳璟鎬 기자 kyoungho@seoul.co.kr>
수출이 무너지고 있다.7월중 수출 증가율 -13.7%는 단지 지금의 어려움 뿐 아니라 앞으로 겪게 될 더 큰 어려움을 아리는 적색경보라는 데 수출업계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아시아 시장의 침체,원화 강세,선진국의 무역장벽 등 대외적 악조건은 당분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지난달 서울신문은 특별기획을 통해 우리 수출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모색했고, 그 결과 무역금융의 원활한 집행이 당장 시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전히 무역금융은 은행에 묶여 있다. 은행 금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이 돈을 하루빨리 풀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시화공단내 합성수지 제조업체인 P사 崔모 사장(49)은 “정부나 은행은 입만 놀리고 있다.꼬일대로 꼬인 수출지원 시스템이 도대체 나아지질 않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이 회사는 주거래은행이 담보를 요구하며 신용장개설을 거부해 두달째 원자재를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崔씨는 최후의 경우 회사를 정리,남은 재산을 종업원들과 나눌 각오로 얼마전 사장직에서 물러나 영업부장으로 뛰고 있다.“그래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崔씨의 하소연이다.
같은 공단 전자부품 회사인 C사 金모 사장(53)도 “위에서 보면 (중소업체 지원이) 다 되는 것 같지만 직접 은행창구에 가보라.담보가 없으면 여전히 아무 것도 안된다”고 토로했다.“방침만 무성했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정부는 더이상 숫자놀음을 하지 말라”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퍼부어 댔다.
그렇다면 우리 수출은 이대로 주저앉는 것인가.수출업계는 이에 대해 단호히 부정한다.지금도 우리 내부에서 수출의 물꼬가 될 요소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바로 무역금융이다.업계에선 무역금융만 제대로 돌아도 100억달러 이상의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뒤집어 말해 무역금융의 경색이 수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무역금융이 겉돌고 있다는 것이 수출업계의 원성이다.
이들이 호소한대로 실제 정부의 각종 무역금융은 은행창구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게 현실이다.정부가 지난 4∼5월 수출입금융으로 책정해 풀기 시작한 외화자금은 모두 53억달러.이 가운데 3일 현재 수출업체에 실제로 나간 돈은 불과 12억달러로 전체의 23%에 그치고 있다.세계은행(IBRD) 자금 10억달러가 소진된 뒤에 풀기로 한 20억달러를 제외하더라도 최소한 21억달러는 여전히 은행 금고안에서 꼼짝도 않고 있는 셈이다.
지원자금 별로는 IBRD의 수입신용장 개설자금 10억달러가 3일 현재 8억8,450만달러 집행됐다.중소기업의 수출에 지원되는 환어음 매입자금 3억달러는 불과 5,140만달러만 풀렸다.6월부터 지원되기 시작한 수출입은행의 20억달러는 두달이 지났지만 3일까지 2억6,560만달러만 나간 상태다.
이들 외화지원금과 별개로 한국은행의 무역금융도 총액대출한도 5조6,000억원의 55%인 3조1,000억원만이 시중에 돌고 있다.
이처럼 무역금융이 은행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담보의 ‘벽’ 때문이다.신용보증 역시 신용보증기금 등의 재원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어서 영세수출업체들엔 ‘하늘의 별’일 뿐이다.때문에 수출업계에선 담보설정 기준을 크게 낮추거나 신용보증 기준을 완화하는 등 무역금융 대출요건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와 별개로 재계에서도 “무역금융을 30대 그룹에까지 허용,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陳璟鎬 기자 kyoungho@seoul.co.kr>
1998-08-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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