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추방당한 올레그 아브람킨 참사관이 후임자 근무때까지 서울에 돌아갈 것이다”는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 외무장관의 말이 28일 하오 AFP통신을 타고 전세계에 타전되자 방금 마닐라에서 한·러시아 외무장관회담을 끝낸 우리 대표단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회담 직후 대표단은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서 아브람킨 얘기는 서로 꺼낸 적이 없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사전 실무협의도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표단은 “서울에 오는 일은 절대 없다” “프리마코프의 발언은 러시아 국내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와의 협상에 직접 관여해온 대표단이 이처럼 자신있게 밝혔음에도 아브람킨 재입국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발언이 계속 흘러나왔다. 마닐라 대표단이 극구 부인했던 시점에 청와대,외교통상부,안기부 등에서는 “급하게 한국을 나간 아브람킨이 짐정리나 후임자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서 잠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회담 이전 양국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이같은 의견이나왔으나 지금은 ‘물건너 간’카드임을 설명했다. 하지만 중구난방의 발언으로 인한 이면합의 의혹은 확산되는 것 같다.
지난 4일 趙成禹 참사관이 러시아에서 추방당한 이후 정부는 계속해서 다른 해석,다른 대응책을 내놓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외교통상부가 외교적 관례를 들먹이며 대응책을 내놓은데 대해 안기부는 강경대응책을 주장했다. 또 러시아측 의도에 대해서도 외교통상부는 ‘단순한 정보당국 갈등’,안기부는 ‘러시아의 한반도전략 다시 짜기’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했다.
이같은 불협화음은 지난 26일 마닐라 1차 한·러 외무회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안기부로부터 양국 외교관 추방문제는 “끝났다”는 브리핑을 듣고온 대표단은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며 질문을 퍼붓는 프리마코프 장관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회담장을 나온 것이다.
냉전시대 서방세계를 쥐락펴락한 협상력을 지금까지 이어오는 러시아를 앞에 두고 사분오열한 우리가 이번에 아무런 실리를 건지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마닐라에서 seoa@seoul.co.kr>
회담 직후 대표단은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에서 아브람킨 얘기는 서로 꺼낸 적이 없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사전 실무협의도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표단은 “서울에 오는 일은 절대 없다” “프리마코프의 발언은 러시아 국내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와의 협상에 직접 관여해온 대표단이 이처럼 자신있게 밝혔음에도 아브람킨 재입국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의혹을 증폭시키는 발언이 계속 흘러나왔다. 마닐라 대표단이 극구 부인했던 시점에 청와대,외교통상부,안기부 등에서는 “급하게 한국을 나간 아브람킨이 짐정리나 후임자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서 잠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회담 이전 양국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이같은 의견이나왔으나 지금은 ‘물건너 간’카드임을 설명했다. 하지만 중구난방의 발언으로 인한 이면합의 의혹은 확산되는 것 같다.
지난 4일 趙成禹 참사관이 러시아에서 추방당한 이후 정부는 계속해서 다른 해석,다른 대응책을 내놓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외교통상부가 외교적 관례를 들먹이며 대응책을 내놓은데 대해 안기부는 강경대응책을 주장했다. 또 러시아측 의도에 대해서도 외교통상부는 ‘단순한 정보당국 갈등’,안기부는 ‘러시아의 한반도전략 다시 짜기’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했다.
이같은 불협화음은 지난 26일 마닐라 1차 한·러 외무회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안기부로부터 양국 외교관 추방문제는 “끝났다”는 브리핑을 듣고온 대표단은 회담이 시작되자마자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며 질문을 퍼붓는 프리마코프 장관 앞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회담장을 나온 것이다.
냉전시대 서방세계를 쥐락펴락한 협상력을 지금까지 이어오는 러시아를 앞에 두고 사분오열한 우리가 이번에 아무런 실리를 건지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마닐라에서 seoa@seoul.co.kr>
1998-07-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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