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국내에선 돈 쓰기 눈치보여…/일부 부유층 해외 호화관광

IMF 국내에선 돈 쓰기 눈치보여…/일부 부유층 해외 호화관광

조현석 기자 기자
입력 1998-07-28 00:00
수정 1998-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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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加 곰사냥 5천만원­泰 골프여행 500만원/유럽·호주 등 세계 휴양지 항공편 예약 끝/이목 피해 혼자 출국… 여행목적 ‘사업’으로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朴모씨(52)는 다음달 친구 4명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로 여름휴가를 떠난다.열흘 동안 낚시와 사냥을 하며 즐길 계획이다.곰사냥 비용은 1인당 미화 5,000달러,현지 가이드의 하루 비용은 150달러.한 사람당 700만원이 넘는다.여기에 항공료와 숙박비만 보탠다해도 5명의 경비는 5,000만원이 넘는다.호화판 여행인 셈이다.

서울 강남에 사는 金모씨(49)는 이번 주 태국과 필리핀으로 골프 여행을 떠난다.金씨는 “국내에서는 예약도 힘들고 남의 이목도 있어 한달에 한번씩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간다”고 말했다.여행경비는 한번 갈 때마다 500만원가량.1년이면 6,000만원이나 되는 거액이다.

해외 여행자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데도 부유층의 호화 해외여행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여행경비가 100만원 이하인 단체여행은 기본 인원도 채우기가 어려운 반면 300만원 이상 드는 고가의 호화 여행은 희망자로 꽉꽉 찬다.여행사들도 이에 편승해 고가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지난해 태국 정부로부터 수사를 받는 등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이른바 ‘보신관광’도 되살아 날 조짐이다.일부 부유층은 아직도 웅담과 곰 발바닥을 먹기 위해 암암리에 동남아로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부유층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태국의 현지인과 연락,몰래 보신관광을 떠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부유층은 ‘여행목적’의 출입국 기록이 남는 것을 꺼려 단체여행 대신 혼자 떠나며 여행 목적도 ‘사업’이나 ‘친지방문’등으로 기록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남섬으로 떠나는 스키여행과 일본 벳푸의 온천관광,캐나다와 알래스카의 낚시와 사냥,북유럽과 남태평양에서의 휴양 등도 부유층이 선호하는 여행이다.이 때문에 하와이와 캐나다 등 미주지역과 유럽의 스위스 취리히,호주의 시드니 등 고급 휴양지로 가는 항공편은 이달 중순 이후 예약이 모두 끝나는 등 이상(異常)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행사들도 덩달아부유층 대상의 고가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L여행사는 12일동안 러시아와 북유럽을 여행하는 399만원짜리 상품을 선보였다.H·K여행사는 199만원짜리 미국 LPGA 골프관람 상품을 내놓았다.다음달 8일 출발하는 이 여행상품은 이미 예약이 끝났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동남아행 항공편 예약률은 7∼8월중 70∼80% 수준이지만 미국·유럽지역은 모두 동났다.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朴讚星 회장은 “사치성 해외여행은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외화 낭비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趙炫奭 기자 hyun68@seoul.co.kr>
1998-07-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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