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 예찬론/김달호 두성전자 대표(굄돌)

놀부 예찬론/김달호 두성전자 대표(굄돌)

김달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5-23 00:00
수정 199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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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이 놀부를 예찬하는 시를 썼다고 한다.놀부도 좋은 면이 있다고 하면 바보 취급하거나 피식 웃을 사회에서 매우 기발한 착상으로 생각되었다.우리 교육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기보다 암기식에 치우친 데 따른 사고방식의 결과이다.일상에서도 흥부냐 놀부냐는 흑백논리가 지배한다.흥부는 선이요,놀부는 무조건 악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다보니 부자는 나쁘고 가난한 자는 선으로 아이 때부터 인식하기도 한다.

10여년전 미국에서 대통령후보 물망에 오르내린 크라이슬러 회장 아이아코카의 자서전은 미국 자동차산업 2위인 포드가의 비리와 무능을 꼬집었다.포드가 곧 크라이슬러에 밀려 3위로 자리바꿈할 줄 알았다.그뒤 미국여행을 하면서 포틀랜드에 사는 거래선 데이브에게,아이아코카의 책을 보면 포드는 곧 망할 것 같았는데 어째 저리 잘가고 있는가 라고 물었다.그의 대답은 명쾌했다.“Everybody can talk(누구나 말할 수 있지)!”이었다.누구나 말할 수 있는 것일뿐 어찌 아이아코카의 의견이 옳으냐고 반문하는 바람에 잠시 당황하였다.우리나라에서 한번 매스컴을 타면 포드는 놀부,아이아코카는 흥부가 되지 않을까! 흥부는 착하기만 했지 지구촌시대에 보면 가족부양 능력도 없고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시골뜨기에 지나지 않지만,놀부는 심성이 나쁠 뿐이지 이재에 밝아 요즈음 같은 IMF시대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미국식 교육에서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우리처럼 정답을 주고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창의적으로 찾아가는 방식이다.교사나 교수는 학생의 도우미 구실을 충실히 하였기에 빌 게이츠 같은 인재가 나오는 강한 나라가 됐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 IMF 수렁에 빠졌다는 주장도 있다.놀부 예찬론도 있어야 다양한 사고에 창의적인 국민이 되지 않을까?

1998-05-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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