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차라리 없앴으면”/잇단 촌지비리에 교사들 우울한 출근

“스승의날 차라리 없앴으면”/잇단 촌지비리에 교사들 우울한 출근

김환용 기자 기자
입력 1998-05-15 00:00
수정 1998-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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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학교 “카네이션도 받지말라” 지시/기념행사 취소 잇따라… 아예 휴고도

촌지 파문으로 스승의 날이 교사들에게 가장 우울한 날이 되고 말았다.

상당수 학교가 촌지 수수 의혹을 떨치기 위해 스승의 날 기념 행사를 취소했다.몇몇 학교는 아예 문을 닫았다.교사들은 이럴 바에는 스승의 날을 없애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스승의 날에 학교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교사들의 심정은 비통하다.일부 교사들은 스승의 날이 끼어 있는 5월을 ‘촌지없는 달’로 선포한 정부에 불만을 표시했다.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휴교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일부 학교에서는 제자들의 카네이션마저도 받지 말라고지시,교사들을 참담하게 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527개 초등학교 가운데 88개교가 행사를 취소했다.강남구는 50개교 가운데 15개 학교,강동구는 57개 초등학교 가운데 13개 학교가 행사를 포기했다.

서울 H여중은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하고 아예 휴교하기로 했다.Y모교사는 “예년에는 간소하게행사를 치렀으나 올해는 행사를 일체 갖지 않기로 했다”면서 “이런 스승의 날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강남의 D중학교 朴모교사(39)는 “촌지 파동 이후 학부모가 찾아오면 수위실에서 어떤 선생님을 만나러왔는지 기록해 둔다”면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교사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촌지 비리는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서울시교육청에 접수된 촌지수수 건수는 지난해 144건이었으며 올들어서는 20건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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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촌지 파문을 계기로 일부 교사들은 더 이상 촌지 관행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교조 李秀浩 수석부위원장(50)은 “교육 현장의 고질로 여겨온 촌지비리는 마땅히 근절돼야 하지만 처벌과 단속보다는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줘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金煥龍 金性洙 金相淵 기자>
1998-05-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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