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길 개방 인색한 국회/徐東澈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벚꽃길 개방 인색한 국회/徐東澈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8-04-11 00:00
수정 1998-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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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청은 지금 국회를 감싸고 도는 여의도 윤중로에 벚나무를 심은 것을 후회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국회는 의사당 주변에 시민들을 끌어들여 의원들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서울시에 항의서한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벚꽃과 개나리가 만발한 여의도는 지금 불법주차한 차량들로 가득하다.도시락 포장지 등이며 음식물 쓰레기는 곳곳에 넘쳐난다.길목마다 잡상인들이 진을 치고,밤이면 술꾼들의 고성방가가 진동한다.한술 더떠 경비경찰을 피해 국회 담을 넘는 사람도 있다.이들은 호기심어린 눈길로 구석구석을 누비고있고 이를 제지하는 호루루기 소리도 하루종일 요란하다.

이렇다보니 언론은 ‘행락질서’를 들먹이며 시민들이 아직도 철이 없다고 탓한다.미화원들은 ‘시민들이 버린 양심’을 치우느라 생고생이다.경찰과 구청직원,국회경비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회와 서울시,영등포구청의 입장이 아니라 시민들의 눈으로 여의도를 보자.윤중로가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지만 둔치에 마련된 거대한 주차장에는 빈곳이 더 많다.주차장을안내하는 표지판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쓰레기가 많다지만 대부분 휴지통 주위에 쌓여 있다.대형 쓰레기통을 마련했다면 구태어 쓰레기통 밖에 버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잡상인을 한곳에 모아 아예 장터로 만들고,그 흔한 풍물놀이라고 펼쳤다면,여의도의 명물이됐을 것이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 시민들의 출입을 막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오히려 시민의 방문을 환영하고,안내원이라도 붙여 본회의장 등을 안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한때 꽃놀이 시민들에게 개방했지만 쓰레기를 버리고,한적한 곳에 실례를 하는 사람까지 있었다는 항변도 있다.그러나 용변볼 곳을 준비하지 않은채 화장실이 있는 건물출입을 막는 상황에서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럼에도 몰래 들어가 자신들을 혐오하는 의사당을 배경으로,그래도 기념이 된다고 사진을 찍는 시민들에게 국회는 고마움을 느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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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4-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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