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우화 ‘감춰진 반쪽’ 국내 첫선/문학세계사

이솝우화 ‘감춰진 반쪽’ 국내 첫선/문학세계사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8-04-07 00:00
수정 1998-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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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150여편 복원 ‘어른용’ 폐내

이솝우화의 ‘감춰진 반쪽’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문학세계사는 358가지에 이르는 이솝우화를 원본 그대로 복원해 ‘어른을 위한 이솝우화전집’(신현철 옮김)을 펴냈다.이솝이야기는 1927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358편의 ‘이솝우화’ 판본 이후,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150여편의 ‘불온한’ 이야기가 삭제된 채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교훈집으로 읽혀져 왔다.이번에 새로 소개된 작품 가운데는 우리의 정서와는 거리가있는 내용도 적지 않다.동성연애자들의 사랑을 다룬 ‘제우스와 수치심’이란 우화가 그 대표적인 예다.사실 동성애는 그리스 문화의 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대그리스에서는 남성들 사이에서의 사랑이 보편적으로 행해졌으며,스파르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장할 정도였다.

이솝은 과연 어떤 인물인가.이솝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헤로도투스의 ‘역사’에 따르면 이솝은 이아드몬이라는 사모스 시민의 노예였으며 아폴로의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 사람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 것으로 되어있다.그에 관해서는 뛰어난 재주와 말솜씨를 지녔지만 비할 데 없이 추악한 용모에 기형이라는 주장도 있다.기원전 5세기 후반 이솝은 그리스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우화작가의 대명사처럼 됐다.소크라테스가 감옥에 갇혀 사형집행을 기다리면서도 이솝우화를 운문으로 만들고 싶어했다는 사실은 그리스 시대에 이솝에 대한 평가가 어떠했는가를 짐작케 한다.이솝우화의 경우 어떤 이야기가 이솝이 직접 지은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다.이솝우화로 알려진 것 중 상당 부분은 이집트나 리비아 등 다른나라에서 수집된 우화들이라는 것.유전을 거듭하는 동안 동양 특히 인도에서 유래되는 우화도 많이 추가됐다.한편 이솝 이야기는 기독교적 경건주의와 엄숙주의가 팽배했던 빅토리아 시대나 에드워드 시대에 영어로 번역되면서 많은 것들이 누락됐으며 기독교적인 교훈이 가미되기도 했다.<金鍾冕 기자>

1998-04-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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