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입원 사흘째 병원·검찰 표정

자해입원 사흘째 병원·검찰 표정

입력 1998-03-24 00:00
수정 1998-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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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씨 “윤씨 회견 공작아닌 직무” 주장/검찰출두 앞두고 제출 해명서에 관심 집중/정치인 조사 정치권 사정 신호탄 여부 촉각

‘북풍공작’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방침이 강경으로 흐르면서 23일 검찰청사 안팎은 긴장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권영해 전 안기부장은 다소 불안정한 건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변호인을 통해 심경을 일단을 피력하기도 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정치인들에 대한 조사가 정치권에 대한 사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며 촉각.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를 맡게 될 서울지검 공안1부는 그동안의 내사자료와 안기부의 자체조사 결과자료를 챙기는 등 분주한 모습.

○…정치인들에 대한 조사방침 사실이 전해지면서 권씨가 검찰출두에 앞서 제출한 해명서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

A4용지 1장짜리로 된 해명서는 ‘나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대북연계 활동이 지나치다고 판단,그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윤홍준씨의 기자회견을 묵인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권씨의 변호인들은 이에 대해“권씨로서는 북한에 줄을 대려한 정치인들을 검찰에서 거론할 경우,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해명서로 대신하려 했을 것”이라고 설명.

○…권씨에 대한 영장청구 시기가 늦춰진 것은 검찰 수뇌부가 여론의 향배를 놓고 저울질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영장청구가 당장이라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늦추는 것은 환자에 대한 구속집행이 여론에 어떻게 비춰질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권씨는 이날 전창열·정영일 변호사를 통해 “재미교포 윤홍준씨의 기자회견을 묵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후보 낙선을 위한 정치공작이 아니라 직무상 이뤄진 일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자해동기에 대해 “권씨가 적극적으로 변명하면 온나라가 일파만파의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생각한 가운데 검찰조사에 답답함과 억울함을 느껴 자살을 기도한 것”이라고 설명.

○…강남성모병원 외과 김인철 교수(60)는 이날 권씨가 식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지병인 당뇨증세로 혈당치가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현 단계에서 영장청구는 무리라는 견해를 검찰에 밝혔다고 설명.

○…이 사건을 수사해 온 남부지청장실에는 권씨의 자해를 비난하는 항의전화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20여통 이상 걸려왔다.<박현갑·김경운·조현석 기자>
1998-03-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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