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 추가조사 지연… 조기매듭 차질/박일용 전 차장 등 사법처리 가속화될듯/거론 정치인은 해명듣고 끝낼 가능성
권영해 전 안기부장의 자해로 검찰의 북풍수사가 새 국면에 돌입했다.
검찰은 당초 늦어도 22일까지 권씨를 사법처리한 뒤 오익제씨 편지사건과 북한 커넥션 문서 조작 등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서 가급적 빨리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었다.산적한 경제위기 등 국정 현안에 비추어 북풍수사에만 매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권씨가 10일 뒤에나 퇴원이 가능하다는 병원측의 설명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속할 만큼 혐의는 입증했지만 아직 피의자 신문조서에 권씨 본인의 서명을 받지 못한데다 권씨의 부상 정도가 심해 신병을 교도소에 넘기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검찰의 고위관계자도 “완쾌는 아니더라도 거동이 가능해야하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권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마냥 늦추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권씨의 신병 상태와 관계없이 법률적으로는 사법처리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행형법 29조는 구송 집행된 자를 구치소 내에서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구치소 밖의 병원에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에는 구속 영장을 발부받되,실제 구속집행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검찰로서는 영장을 발부받음으로써 불법 행위에 대한 엄단의지를 과시하고 조속한 수사종결 의지도 천명할 수 있어 적절한 방안인 셈이다.
박일룡 전 1차장 등 전 고위간부에 대한 수사 및 사법처리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권씨에 대한 추가 수사에 차질이 생긴 만큼 오익제씨 편지사건에서 권씨 못지 않게 중요한 역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차장 등을 상대로 추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김원치 남부지청장이 22일 개인 의견이라고 토를 달면서도 “권씨 부하직원들에 대한 관대한 처분방침을 바꾸겠다”고 밝힌 것도 그같은 검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풍공작에 이름이 거론된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파국 등을 고려해 안기부가 해당자들로부터 해명을 듣는 선에서 조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박현갑 기자>
권영해 전 안기부장의 자해로 검찰의 북풍수사가 새 국면에 돌입했다.
검찰은 당초 늦어도 22일까지 권씨를 사법처리한 뒤 오익제씨 편지사건과 북한 커넥션 문서 조작 등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서 가급적 빨리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었다.산적한 경제위기 등 국정 현안에 비추어 북풍수사에만 매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권씨가 10일 뒤에나 퇴원이 가능하다는 병원측의 설명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속할 만큼 혐의는 입증했지만 아직 피의자 신문조서에 권씨 본인의 서명을 받지 못한데다 권씨의 부상 정도가 심해 신병을 교도소에 넘기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검찰의 고위관계자도 “완쾌는 아니더라도 거동이 가능해야하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권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마냥 늦추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권씨의 신병 상태와 관계없이 법률적으로는 사법처리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행형법 29조는 구송 집행된 자를 구치소 내에서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구치소 밖의 병원에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에는 구속 영장을 발부받되,실제 구속집행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검찰로서는 영장을 발부받음으로써 불법 행위에 대한 엄단의지를 과시하고 조속한 수사종결 의지도 천명할 수 있어 적절한 방안인 셈이다.
박일룡 전 1차장 등 전 고위간부에 대한 수사 및 사법처리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권씨에 대한 추가 수사에 차질이 생긴 만큼 오익제씨 편지사건에서 권씨 못지 않게 중요한 역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차장 등을 상대로 추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김원치 남부지청장이 22일 개인 의견이라고 토를 달면서도 “권씨 부하직원들에 대한 관대한 처분방침을 바꾸겠다”고 밝힌 것도 그같은 검찰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풍공작에 이름이 거론된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파국 등을 고려해 안기부가 해당자들로부터 해명을 듣는 선에서 조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박현갑 기자>
1998-03-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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