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외채 조기상환땐 평균금리 7%선/뉴욕협상 타결 배경과 전망

고리외채 조기상환땐 평균금리 7%선/뉴욕협상 타결 배경과 전망

조명환 기자 기자
입력 1998-01-31 00:00
수정 1998-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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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신뢰 확보… 외국인 투자유입이 다음 과제

뉴욕 외채협상 결과는‘아쉽지만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정부가 금리 결정방식을 입찰방식이 아닌 협상방식으로 하고 원금을 조기에 갚을 수 있는 ‘콜 옵션’방식을 관철시킨 것은 큰 성과다.금리 조건도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괜찮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런던은행간 금리(리보)에 2%선을 얹은 수준을 제시한 반면,외국의 채권은행단은 +4%를 주장해 협상에 진통을 겪었지만 기간에 따라 2.25∼2.75%의 가산금리를 얹은 수준으로 타협했다.

당초 미국의 JP모건은행 등이 주장한 금리 입찰방식으로 할 경우 금리 부담이 너무 컸다.자칫 외채 이자율이 10%를 넘게 될 경우 한국의 외채이자 부담이 매년 1백50억달러를 넘고,이는 한국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해 결국 외채 지불불능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채권은행단도 받아들여 ‘누이좋고 매부좋은’ 결과를 끌어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번 협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외채의 평균 금리가 연 7.9%선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이는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외채금리수준(리보+2.5%)인 8% 안팎이라고 풀이한다.게다가 우리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콜옵션에 따라 금리가 높은 외채를 먼저 상환할 경우 평균 금리가 7%선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조기 타결에는 국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현정부나 새정부 모두IMF와 약속한 개혁 프로그램의 실천의지가 확고했고 동남아에서의 외환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채권 은행단간에 한국의 외환문제를 빨리 타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외채총액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삼성경제연구소는 평균 금리가 7.9%인 경우에도 오는 2000년에는 우리의 외채총액이 1천7백61억달러,2009년에는 2천5백18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외채평균 금리가 9.4%선으로 악화될 경우 2009년에는 외채총액이 2천8백4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있다.

가산금리 수준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성이 감안되지 않았다.리보에 2.25∼2.75%의 가산금리 적용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과 비슷한 수준.세계 11대 경제대국인한국을 동남아시아와 비슷하게 평가한 것은 S&P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지나치게 낮춘 때문이다.지난해 초 만해도 외채의 평균금리는 리보에 0.2∼0.4%를 얹은 수준이었다.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올라갈 때마다 금리를 자동적으로 낮추는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아쉽다.

대우경제연구소 정유신 금융팀장은 “외채협상 타결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안정쪽으로 흐르겠지만 부실종금사의 폐쇄에 따른 기업어음(CP)의 만기연장문제,금융권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상향조정 움직임,대기업의 상호지급보증 해소,동남아 환위기 수습 등 우리의 환위기 수습 제약요인들이 아직잠복해 있어 낙관은 금물”이라고 분석했다.<조명환·곽태헌 기자>
1998-01-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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