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누구를 위하여/장석환 섬유산업연 부회장(굄돌)

수출은 누구를 위하여/장석환 섬유산업연 부회장(굄돌)

장석환 기자 기자
입력 1998-01-26 00:00
수정 1998-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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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 위기를 맞아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기세좋게 나선 수출업계는 가는 데마다 부딪치는 어려움 때문에 사기가 말이 아니다.

환율급등으로 가격경쟁력은 생겼지만 원자재·에너지 값 폭등으로 원가가계속 오르는 가운데 바이어들은 수출가 인하를 집요하게 요구한다.사정이 급한 업체들과 동남아국가들이 무분별하게 깎아주는 바람에 우리도 내릴 수밖에 없다.그러나 환율과 금리가 언제,어느선에서 안정될지 종잡을 수 없으니 인하폭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섣불리 내려주었다가 다시 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작 수출업계를 정말 맥빠지게 하는 것은 은행이다.사정은 있겠지만 연 40%에 육박하는 대출금리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무리다.차라리 제조업을 포기하고 이자소득을 노리는 편이 낫겠으나 딸린 종업원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대출해 주는 것만도 감지덕지해야지 따지긴 무엇을 따지겠는가.

수출을 하자면 시작에서 끝까지 은행신세를 지지 않으면 안된다.수출대금회수와 수입대금 결제과정에서 은행은 12%의 차액을 챙긴다.변동하는환율리스크 때문이라지만 지나치다.금융기관 스스로 줄일 수 있는 리스크를 고스란히 수출업체에 전가하는 것이다.해외지사에서 대금을 송금받는 수출업체가 턱없이 높은 수수료를 피하고자 직원이 비행기를 타고 직접 가져 오는 일도있다니 은행은 해외에 왜 나가있는지 한심스럽다.이쯤 되면 은행이 수출을 도와주는 것인지 수출업체가 은행을 도와주는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수출업체 경영자들은 환율·금리·원자재가격 등 자신의 통제권 밖에 있는 일에 모든 신경을 쓰다보니 정작 제품개발·판로확보 등 꼭 해야 할 일을 못한다.이런 상황에서 수출업계는 과연 수출은 누구를 위하여 하는지 의문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또 다시 하루를 맞는다.

1998-01-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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