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개혁/임영숙 논설위원(외언내언)

오락프로 개혁/임영숙 논설위원(외언내언)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1998-01-19 00:00
수정 1998-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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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주말 오락 프로그램을 일부 폐지했다.올해 들어 KBS의 ‘빅쇼’‘토요일 전원 출발’,MBC의 ‘생방송 인기가요 베스트 50’‘특종 연예시티’,SBS의 ‘천만원 게임’등이 없어지거나 축소됐다.오락 프로그램의 과다편성은 항상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문제이므로 방송사들의 이 같은 조치는 환영받을 만 하다.

물론 방송의 오락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문화·레저 활동이 위축되고 일찍 귀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일상에 찌든 사람들이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TV를 통해 삶의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방송의 오락 프로는 지나치게 많고 그것도 10대 청소년 취향으로 치우쳐 있다.주시청시간대(하오 7시∼10시30분)의 오락 프로 편성 비율이 KBS­2가 77.2%,MBC는 67%,SBS가 56.5%,KBS­1이 29.3%에 이른다.교양프로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오락 프로인 경우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비율이 높아진다.그래서 한국 TV는 전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여기서 ‘재미’는 방송의 공공성과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다.

특히 주말 쇼 프로는 현란한 춤과 조명의 댄스곡,방청석 10대 청소년의 괴성으로 뒤범벅 돼 중·장년층은 아예 그 시간대에는 TV를 볼 엄두를 못 낼정도다.이런 프로를 통해 스타가 된 10대 연예인들이 몇천만원,몇억원의 몸값을 받는 풍토는 이 나라 청소년들에게 연예 지상주의를 신봉하게 만들었다.그래서 옷차림에서부터 머리모양,장신구까지 연예인을 빼다 박은 10대들이 거리를 휩쓴다.생각하고 땀 흘리기 보다는 쉽게 명성을 얻고 돈을 벌려는 풍조가 청소년들에게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TV의 지나친 오락성은 주말 오락프로 몇개 줄이는 정도로는 개선되지 않는다.연예인이 진행하고 연예인이 출연해 연예인 신변잡담으로 시종일관하는 토크쇼와 집단 괴롭힘으로 억지 웃음을 짜 내는 코미디,1주일에 40편에 이르는 드라마를 전면 축소 조정해야 한다.“TV가 건강한 사회를 타락시킨다”는 비난을 더 이상 받지 않기 위해서는 “재미 없다”는 말을 들을 만큼 방송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1998-01-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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