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은행자금 막히자 기업대출 회수/정부 땜질식 처방 연쇄부도 막기엔 미흡
고려증권과 한라그룹의 부도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영업정지를 당한 9개 종금사가 아닌,다른 8개 종금사가 정부의 개입으로 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최근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연쇄부도라는 ‘블랙 홀’을 만들어내는 진원지는 어디일까.
시발점이 종합금융사라는데 이견을 다는 이들은 없다.금융당국이 부실 종금사를 조기에 정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도 금융시스템의 마비가 종금사의악순환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이다.최근 자금흐름에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가 지난 2일 9개 종금사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부터다.
정부는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 이전 연쇄부도 방지를 위해 은행권에 대해 종금사의 자금지원을 지시했다.은행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을 계기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하는 등 비상이 걸려있는 상황임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종금사에 1조4천억원대의 자금을 지원했다.그러나 하루만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져 이를 돌려받지 못한채 지금까지묶여 있다.이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돼 종금사에 대한 은행권의 추가 자금지원은 꽁꽁 얼어붙게 됐다.무엇을 믿고 종금사에 자금을 빌려주냐는 게 은행권의 항변이다.
9개 종금사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종금사에 대한 불안심리는 다른 종금사들에게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9개 종금사의 영업정지로 나머지 종금사들은 괜찮을 줄 알았지만 옥석 구분없이 5∼10개의 종금사가 매일 매일 은행으로부터 빌린 하루짜리 콜자금을 갚지 못해 사실상 부도 위기에 몰려있다.이같은 급박한 사정때문에 정부가 땜질식 지원으로 연쇄부도 사태를 막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정부는 은행장들에게는 종금사에 자금을 지원해주라고 지시하고,또 종금사들에게는 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회수하지 말도록 요청하고 있다.그러나 은행권으로부터의 콜자금 차입이 끊긴 종금사로서는 기업에 대한 자금회수에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 종금사로부터는 자금회수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렇다고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수도 없는 형편이다.종금사가 자금이 있어야 기업이 발행한 어음이 만기가 돼 돌아오면 이를 연장해 주지만 종금사 자체가 부도 위기에서 헤매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금융계에서 부실 종금사를 조속히 정리해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종금사들이 은행권에 요청하는 자금이 수조원에 달한다”며 “당국에서 개입해 어쩔수 없이 지원하고는 있지만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무작정 자금을 지원해줄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업무정지를 당한 종금사에 물린 1조4천억원의 콜자금이 풀려야 한다”며 “종금사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종금사에 대한 자금지원은 어렵다”고 했다.종금사의 부실자산 및 부채에 대한 실사를 조속히 끝낸뒤 괜찮은 종금사와 그렇지 않은 종금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불안심리가 없어져 종금사에 대한 은행권의 자금지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9개 종금사와 그렇지 않은 종금사 가운데 도대체 어느 종금사가 괜찮은 지 여부를 가릴수 없는 지금의 혼미상태가 지속되는 한 부도도미노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당국도 부실 종금사를 조속히 정리,금융시스템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다만 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오승호 기자>
고려증권과 한라그룹의 부도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영업정지를 당한 9개 종금사가 아닌,다른 8개 종금사가 정부의 개입으로 부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최근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연쇄부도라는 ‘블랙 홀’을 만들어내는 진원지는 어디일까.
시발점이 종합금융사라는데 이견을 다는 이들은 없다.금융당국이 부실 종금사를 조기에 정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도 금융시스템의 마비가 종금사의악순환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이다.최근 자금흐름에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난 것은 정부가 지난 2일 9개 종금사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부터다.
정부는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기 이전 연쇄부도 방지를 위해 은행권에 대해 종금사의 자금지원을 지시했다.은행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을 계기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하는 등 비상이 걸려있는 상황임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종금사에 1조4천억원대의 자금을 지원했다.그러나 하루만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져 이를 돌려받지 못한채 지금까지묶여 있다.이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돼 종금사에 대한 은행권의 추가 자금지원은 꽁꽁 얼어붙게 됐다.무엇을 믿고 종금사에 자금을 빌려주냐는 게 은행권의 항변이다.
9개 종금사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종금사에 대한 불안심리는 다른 종금사들에게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9개 종금사의 영업정지로 나머지 종금사들은 괜찮을 줄 알았지만 옥석 구분없이 5∼10개의 종금사가 매일 매일 은행으로부터 빌린 하루짜리 콜자금을 갚지 못해 사실상 부도 위기에 몰려있다.이같은 급박한 사정때문에 정부가 땜질식 지원으로 연쇄부도 사태를 막는 것이 한계에 다다랐다.정부는 은행장들에게는 종금사에 자금을 지원해주라고 지시하고,또 종금사들에게는 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회수하지 말도록 요청하고 있다.그러나 은행권으로부터의 콜자금 차입이 끊긴 종금사로서는 기업에 대한 자금회수에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 종금사로부터는 자금회수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렇다고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수도 없는 형편이다.종금사가 자금이 있어야 기업이 발행한 어음이 만기가 돼 돌아오면 이를 연장해 주지만 종금사 자체가 부도 위기에서 헤매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금융계에서 부실 종금사를 조속히 정리해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종금사들이 은행권에 요청하는 자금이 수조원에 달한다”며 “당국에서 개입해 어쩔수 없이 지원하고는 있지만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무작정 자금을 지원해줄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업무정지를 당한 종금사에 물린 1조4천억원의 콜자금이 풀려야 한다”며 “종금사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종금사에 대한 자금지원은 어렵다”고 했다.종금사의 부실자산 및 부채에 대한 실사를 조속히 끝낸뒤 괜찮은 종금사와 그렇지 않은 종금사를 명확히 구분해야 불안심리가 없어져 종금사에 대한 은행권의 자금지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9개 종금사와 그렇지 않은 종금사 가운데 도대체 어느 종금사가 괜찮은 지 여부를 가릴수 없는 지금의 혼미상태가 지속되는 한 부도도미노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당국도 부실 종금사를 조속히 정리,금융시스템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다만 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오승호 기자>
1997-12-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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