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법인관리 철저히(사설)

해외 현지법인관리 철저히(사설)

입력 1997-10-17 00:00
수정 1997-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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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과 태일정밀의 부도로 기업의 부도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재벌랭킹 8위의 기아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쌍방울이 해외현지법인의 지급보증 문제로 부도가 나자 대기업은 대외채무나 지급보증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부기업이 국내에서 빚을 과다하게 얻어 방만하게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다가 문제가 되어 도산을 했으나 앞으로는 해외현지법인의 방만한 차입으로 인해 부도가 나는 등 ‘부도의 국제화’라는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상당수의 대기업이 금리가 싸다고 해서 해외에서 과다하게 돈을 빌려 현지투자를 했다가 투자기업이 부실화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도산위기에 직면해 있는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2세 경영인이 지나친 욕심으로 방만한 투자 또는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는 점이다.이들은 기업경영에 적신호(자금난)가 켜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어발식 경영을 하다가 부도직전에야 비로소 자구노력에 들어감으로써 회생의 기회를 놓치는 우를범했다.

따라서 기업이 부도를 막기 위해서는 자구노력을 앞당겨 추진하는 길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세계무역기구(WTO)출범이후 정부와 금융기관이 기업도산을 막아 줄 수가 없게 되어 있다.과거와 같이 산업구조조정을 위한 명목으로 구제금융을 해주거나 세제상 우대조치를 할 수도 없다.채권단이 협의해서 부도유예협약 등의 지원을 하는 것이외의 특별지원은 어렵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적자기업과 한계기업을 정리하고 계열사를 과감하게 통폐합하는 동시에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특히 해외현지법인을 갖고 있거나 해외투자를 한 기업은 이들 법인의 재무상태를 철저히 점검,재무구조가 불량하거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조속한 시일안에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해외법인을 철저히 관리해 달라는 것이다.

1997-10-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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