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이대로 좋은가(사설)

여론조사 이대로 좋은가(사설)

입력 1997-09-21 00:00
수정 1997-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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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대통령선거전에 나설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각종 여론조사가 홍수를 이루고있다.

기본적으로 여론조사는 없는 것보다 낫다.여론조사란 그것이 비록 편차가 있게 마련이고 부작용도 없는 것은 아니나 민심을 일차적으로 걸러준다는 점에서 민주정치발전에 적지않게 공헌한다.

그런 관점에서 여론조사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옳지않다.그러나 근간 실시되는 각종 조사가 조사 본래의 역할에 합당하냐 하는데는 의문이 없지않다.

무엇보다 먼저 조사방향이 후보의 인기도 내지 순위도 조사에 편향돼 있다.그래서 ‘경마식 조사’니 ‘금주의 인기가수 조사’니 하는 말로 폄하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이런 인식의 확산은 여론조사의 중요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조사가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돼야겠다.언론사들이 시간을 다투어 조사보도경쟁을 하다보니 모집단이나 표본추출,표본의 크기 등에서 다같이 신실치 못함을 내보이고 있다.이런 부실한 조사는 자연스럽게 부실한 결과를 낳고있다.

때문에 최근 실시된 조사결과가 심한 경우 같은 문항에 9% 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경우가 생겼으며 A사의 조사에서 1위를 한 후보가 B사의 조사에서는 같은 지역에서 4위를 한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졸속조사의 남발이 초래할 결과이다.이런 조사가 선거풍토를 왜곡하고 투표에도 잘못된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최근 조사들이 한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유력종합지들에 의해 실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여론을 오도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

여론조사는 무엇보다 정확해야 한다.그리고 책임있는 기관이 사명감을 갖고 실시해 한국의 정치발전에 공헌토록 해야 한다.누가 인기가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1997-09-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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