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점쟁이(외언내언)

북한 점쟁이(외언내언)

이세기 기자 기자
입력 1997-09-18 00:00
수정 199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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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소설가 발자크는 “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이라고 말한다.“낯을 찡그리고 살면 세월이 괴롭고 마음이 편하면 하루하루가 잔치기분일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그래서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이라고 노래하고 있다.그러나 세상사란 뜻대로 자기 마음먹은 바대로 되어가지 않는다.금방 눈앞에 찾아올 듯한 행복도 손에 잡히지않아 안타깝기만 하다.될 듯하면서 되지않고 올 듯하면서 좀처럼 오지않는 행운이 ‘언제쯤이나 찾아올 것인가’를 기대하기 위해 사람들은 곧잘 점쟁이집에 드나든다.

식량난과 체제불안이 계속되면서 요즘 북한에서는 가짜 점쟁이가 신종 고소득 인기직종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생활난으로 인한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주민들이 너도나도 점집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북한에서 돈을 벌려면 점쟁이가 되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최근 귀순자들에 의하면 95년까지는 1개 시·도에 30여명이던 점쟁이가 지난해 이후 수백명으로 그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주민들이 주로 묻는 것은 가정 대소사와 생활난 해결방법,장래 운수와 질병퇴치법 등이고 점값은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북한돈 50원에서 100원선으로 비싼 편이다.

심리학자들은 한결같이 “점은 사회적으로 변동이 있거나 불안정 상태에 있을때 성행한다”고 말한다.답답하고 절망적인 사람이 희망적인 말을 듣고 그것을 믿을때,그 믿음때문에 안정을 얻게 된다면 점의 효과는 있을수 있다.그러나 점이란 자기암시를 통한 심리적 현상일뿐 점술가의 능력에 의한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 틸버그대 연구진은 최근 ‘사람들이 무엇엔가 몰두할때 어떤 근육들이 활동성을 띠게 되며 정신적인 수고가 얼굴표정에 반영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우리도 입학시즌 선거시즌 결혼을 앞둔 대소사에서 점이 극성을 부린 적이 있었으나 사회적 안정이 이루어지면서 점보는 습관이 점점 퇴조되고 요즘은 컴퓨터에 입력된 역학프로그램을 이용한 그날의 운세나 신수를 보는 정도다.세상사가 어지러우면 점집과 미신이 성행하듯이 요즘 북한의 심상치않은 변화와 움직임이 새로운 풍속도로 반영되는 것 같아 안쓰럽다.<이세기 사빈논설위원>

1997-09-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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