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제비·희망새·멍멍이/북 사회 식량난 빚댄 은어 유행

꽃제비·희망새·멍멍이/북 사회 식량난 빚댄 은어 유행

입력 1997-08-16 00:00
수정 1997-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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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제비­먹을것 찾아 떠돌아 다니는 어린이/희망새­가족위해 양식 구하러 떠나는 여성/멍멍이­공장 가동안돼 집안에만 있는 가장

꽃제비·희망새·행복조·멍멍이….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 사회에서 유행하고 있는 은어들이다.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먹을 거리를 찾아 정처없이 유랑하는 삶의 몸부림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같아 듣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꽃제비는 ‘소년 소매치기’를 지칭하는 은어.스스로 먹을 것을 찾아 유랑하는 어린이들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적게는 3∼5명,많게는 10여명의 어린이들이 떼를 지어 다니는게 보통이다.그러나 배를 제대로 채울수 없는 꽃제비들은 장마당에서 한푼두푼 모으는 여인들의 좌판을 강탈하거나 국경해관 등에서 조선족 무역일꾼들의 트럭에 실린 약재·고철··밀가루 등을 훔치는 범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단동에서 만난 조선족 무역일꾼 김모씨(48)는 “통행시간을 넘겨 중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북한 국경해관에서 잘때는 트럭에 실린 약재·고철 등을 훔쳐가져가지못하도록 밤새 지켜야 한다”며 “밤새 지키고 있어도 깜박 조는 틈을 이용해 물건을 훔쳐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마을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교환하거나 상설화된 장마당에 참여하는 이른바 행복조는 쌀과 옥수수,물고기 등을 들고 다니며 다른 사람들의 물건과 맞바꿔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2∼3명이 짝을 이뤄 장마당에서 조그마한 좌판을 벌여놓고 살 사람을 기다리는게 대부분.거래하는 물건은 쌀·옥수수,물고기 등으로 개인 경작하거나 잡은 것들이.중국 접경지대에서는 고철·구리 등 광석을 거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희망새는 집안식구들을 위해 양식을 구하러 다니는 여성을 가리키는 은어.최근 북한 무산의 친적집을 다녀온 조선족 이모씨(42·여)는 “새는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날아갈수 있기 때문에 북한사회에서는 자기가 가고 싶은 이곳 저곳으로 돌아다니며 양식을 구하러 다니는 여성을 두고 이렇게 부르고 있었다”고 전한다.

대부분의 공장·기업소가 가동되지 않은 탓에 집안에 있는 가장들을 일컬어 ‘멍멍이’라고 한다.북한의 여성들은 한톨의 쌀을 얻기 위해 장마당에 나가 장사를 하지만 가장들은 대부분 집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1997-08-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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