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베세토 어드벤처 일본탐방기

제1회 베세토 어드벤처 일본탐방기

김태균 기자 기자
입력 1997-08-08 00:00
수정 1997-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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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다양한 사고와 가치가 공존”

‘21세기 세계의 중심축은 베세토(BESETO)로’ 제1회 ‘베세토 어드벤처 일본탐방’이 지난달 20일부터 12일동안 대학생 72개팀 216명이 참가한 가운데 삼성그룹과 한국방송공사 주최로 열렸다.BESETO는 북경­서울­도쿄의 영문 머릿글자에서 딴 것으로 앞으로 세계의 중심축이 될 동북아 3국을 개념화한 말이다.대학생들은 일본의 교토 등 8개 도시를 둘러보며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도전정신을 다졌다.같은 또래의 일본 대학생들을 만나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행사에 참가한 경상대 ‘항해자’팀과 일본 고베외국어대 모리시마 겐타로군의 소감을 간추린다.〈편집자 주〉

◎한국대학생이 본 일본/“어린이부터 청·장년층까지 다양한 문화 수용할 자세 갖춰”

“책이나 TV 등을 통해 전해 들었던 일본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일본을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김권수(25·경상대 경영정보 3년),구광효(24·〃 한문 3년)군과 조미성양(23·〃 생화학 4년)으로 구성된 ‘항해자’팀은 이번 ‘베세토 어드벤처’기행이 ‘백문이 불여일견’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탐방을 떠나기 전 별다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머리를 비우고 일본과 정면으로 부딪쳐보기로 했었습니다.피상적이긴 하지만 당초 의도했던 대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들은 일본에는 한국보다 다양한 생각과 가치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장 먼저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사람들은 어린이부터 청·장년층까지 폭넓게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려는 자세가 돼 있고 그러한 사회적 여건도 갖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문화의 틀이 많은 점에서 우리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가끔 어려움과 함께 웃지못할 해프닝을 겪었다.

화장실안에 물 내리는 손잡이가 없어 불안하게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갑자기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 안도의 한숨의 내쉬기도 했다.

이들이 이번 탐방에서 내세운 슬로건은 ‘베세토 네트워킹을 통한 동북아 청년들과의 문화교류’.드넓은 정보의 바다를 동북아 청년들과의 만남의 장으로 설정,각 나라간 이해를 돕는 선구자 역할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처음으로 ‘베세토 홈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앞으로는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베세토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및 문화정보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모든 사람이 해당 국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체험에도 활용토록 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김태균 기자>

◎일본대학생이 본 한국/“한국학생 첫인상 밝고 순수/진실된 ‘마음의 언어’ 배웠어요”

“한국 대학생들의 첫인상은 무척 밝고 순수해 보입니다.인생을 즐길 줄도 아는 것 같고요.불과 몇시간만에 두나라 사이의 해묵은 장벽을 훌쩍 넘어 진한 우정을 느끼게 됐습니다”

일본 고베시 고베외국어대학에 재학중인 모리시마 겐타로군(24·영문4)의 소감이다.

한국의 ‘베세토 어드벤처’ 탐방단과 함께 지낸 귀중한 시간들을 통해 젊은이들만이 나눌수 있는 진실된 마음의 언어를 배울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짬을 내 서울을 방문했을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은 미래의 ‘지한파’대학생이다.

“일본과 한국의 국민들은 아직까지 서로의 참모습보다는 왜곡된 허상만을 맹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순탄치 않았던 역사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한국 학생들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이같은 애증의 골이 머지 않아 메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모리시마군은 최근 한국에서 일제 만화·음란물 등이 사회문제로 등장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일본의 대중문화가 병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급격한 서구화와 자율화 속에 일본의 대중문화는 점차 고유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아직까지 순수성과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 문화에서 일본은 많은 것을 배워야 합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저질 대중문화 또한 다원주의적으로 수용,개인의 윤리관과 가치관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일본인의 생각”이라면서 “사회적 규범의 틀로 제한하자는 일부 한국학생들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김태균 기자>
1997-08-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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