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들의 호소(학원폭력 이대로 둘수 없다:1)

피해 학생들의 호소(학원폭력 이대로 둘수 없다:1)

김태균 기자 기자
입력 1997-07-08 00:00
수정 1997-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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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겁나요” 대부분 맞고도 신고못해/서울 중·고생 절반이상 “학생폭력 경험”

서울 영등포 A중학교 2년 최모군(14)은 7일 닷새만에 학교에 다시 나갔다.

지난 3일 1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구속된 이 학교 폭력조직 ‘일진회’를 신고한게 최군이었기 때문이다.‘잔당’들의 무수한 보복위협이 뒤따라 외가댁에 피신해 있어야 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최군은 올초 이 학교 ‘일짱’(일진회의 대장) 노모군(15·3년) 등으로부터 “선배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건방지다”는 이유로 거의 매일 하교길에 시달렸다.

그들은 최군을 인근 약수터와 근린공원으로 끌고가 엎드려 뻗치게 한뒤 각목으로 수십대씩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때렸고 심할 때는 큰대자로 누워있게 한뒤 전신을 마구 짓밟아댔다.

최군의 아버지(43)는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아들을 겨우 달래서 학교에 보냈으나 아무래도 전학을 보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B고교 3년 박모양(17)은 곧 다른 학교로 전학 간다.남들은 수능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올 1학기 내내학교폭력에 시달려온 박양이 이 학교에서 차분히 공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기초 학교에서 ‘캡빵(대장)’으로 통하는 학생이 “인상이 마음에 안 든다”며 따귀를 때린뒤부터 수시로 화장실에 끌려갔다.등과 배에 주먹질을 당하거나 머리를 벽에 찧는 고문을 당했다.

지난 5월 선생님에게 폭행사실을 알렸다가 화장실 바닥에서 뭇매를 맞은뒤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최근에서야 부모에게 폭행사실을 알렸다.

부모의 항의에 학교측은 “이 일때문에 학교가 시끄러워져서는 안된다”며 “정이 학교에 다니기 힘들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라”고 권유했다.

“저를 때린 애들은 그대로 학교에 다니는데 왜 피해자인 제가 학교를 떠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박양은 “때린 애들도 밉지만 학교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중학교 내내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던 서울의 모 외국어고 2년 김모양의 최근 성적은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1년동안 같은 반 학생들에게 “표정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시달림을 당해 학교생활이 엉망이됐다.김양은 “보복도 문제지만 놀림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워 부모님께도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김양도 곧 다른 학교로 전학한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서울시내 중·고생 1천9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57%가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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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7-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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