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미술품(외언내언)

건축 미술품(외언내언)

이세기 기자 기자
입력 1997-06-30 00:00
수정 1997-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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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펜실베니아주 베어런에 지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폴링 워터(낙수장)」는 건축가들의 영원한 선망의 대상이다.이 건물은 「건물의 목적에 꼭 들어맞는 세련된」 형태와 선과 색채와 함께 논리적이고 기능적일뿐만 아니라 건물의 각 부분이 자연경관과 유기적으로 조화돼 있다.또 에리히 멘델존에 의해 1920년에 세워진 독일의 「아인슈타인탑」은 U자를 옆으로 눕혀놓은 것과 같은 8개의 아름다운 창문과 함께 표현주의자들의 「조각품과 같은 건축물」로 손꼽힌다.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공연장으로써의 기능보다는 항구의 돌출된 좁은 부지위에서 마치 여러개의 하얀돛과 닻을 달고 오스트레일리아가 온통 대양을 향해 항해하는 이미지다.부수적인 조형물없이 건축물 자체가 조형의 기능까지를 탁월하게 포함시킨 예이다.

서울도 언제부턴가 도심의 어느 곳에서나 환경조형물로 일컬어지는 조각품들을 쉽게 접할수 있게 됐다.미술의 해인 지난 95년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려는 취지로 대형건물의 미술품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부터다.물론 그 이전인 85년에 대형건축물을 신축할 경우 공사비의 일정비율(1%)을 환경미술작품을 설치하도록 하는 「1%법안」이 있었다.그러나 이에 대한 부작용과 잡음이 심심찮게 일어왔다. 조형물이 콘크리트의 정글화 현상을 억제하기 장식적 부수물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건축주에 대한 강제성,주변경관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조야하고 격조없는 조형물들이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점 때문이다.그러나 조형물설치 권유는 도심환경개선과 문화예술에 대한 측면지원 등 공익성에 일조한 것만은 사실이다.한데 시행 2년만의 폐지라니 좀 성급한 감이다.

서울의 조형물설치는 아직 연습단계에 지나지 않는다.하나의 아름다운 조각품과 미술품은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도시인의 정서에 삶의 여유와 시심을 심어준다.건축주에게 부담을 크게 주지 않는 한도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 것을 페지하기보다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기능적인 방안을 제시해줘야 한다.또 건축자체로써 조각품의 기능을 생각할 때인 것 같다.<이세기 사보논설위원>

1997-06-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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