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방의 조화(지자제 전면실시 2년:하)

중앙­지방의 조화(지자제 전면실시 2년:하)

육철수 기자 기자
입력 1997-06-27 00:00
수정 199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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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지연 일쑤… 해법 찾을때/고속철·신공항사업 지자체 요구 “몸살”/지속적 협의·배려로 주민불만 줄여야

댐 도로 항만 원전 등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의 건설을 맡은 중앙부처의 공무원들은 지자체 실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한다.토지보상때 생기는 문제이다.

예전에는 지역주민과 토지보상 문제가 걸렸을때 지자체가 주민들을 설득,국책사업이 원활히 이루어 지도록 도와주었다.지금은 달라졌다.지역주민의 「표」를 의식한 자치단체장들이 주민의 편에 서서 국가에 과다한 보상을 요구하기 일쑤이다.때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마찰로 국책사업이 늦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이런 문제가 수십건이 넘는다.시발역을 어디로 정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건교부와 서울시가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건교부는 당초 계획대로 서울역을,서울시는 용산역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현재 정부와 서울시가 합동으로 용역을 의뢰,타당성을 검토중이지만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 않다.지난해 3월에는수원 평택 안산 오산 등 경기 남부지역 10개 시·군이 경부고속철도의 경기남부역 설치를 집단으로 건의하는 경우도 있었다.지자체 실시 이전에는 있을수 없는 모습이다.

인천시 서구를 통과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연결되는 신공항고속도로도 지자체의 요구로 몸살을 앓았다.인천시 서구가 서울 등지로 이동하는 주민의 편의를 위해 검암 IC를 내 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다.이에 건교부는 「공항행 전용도로」로 인천 서울간의 진·출입을 허용할 경우 개통초기부터 교통정체가 발생해 공항 이용객들이 제때에 공항에 도착할 수 없다며 「출퇴근용 불가」입장을 밝혔다.지자체가 토지형질 변경을 해주지 않아 공사가 지연되자 정부가 「수도권 신공항건설 촉진법」개정안을 만들어 원활한 국책사업 추진을 위해 지자체의 권한(토지형질변경 인·허가권)을 유보하는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한전의 인천 영흥도 화력발전소 건설계획은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주민들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한국수자원공사가 부산 경남권 광역상수도사업의 일환으로 합천군에 「황강 취수장」을 건설하려던 사업은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는 주민들의 반발에 사업자체가 보류됐다.

지자체간 이해다툼으로 국책사업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정부는 강원도의 건의에 따라 속초 양양 고성 등 동해안 북부지역을 국제관광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댐 건설(97년∼2002년)을 추진중이다.급증하는 용수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그러나 양양군이 댐 건설시 하천이 마르고 연어가 살 수 없다는 등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 불협화음을 낸 국책사업은 ▲영광군의 원전 5,6호기 건축허가 취소 ▲안면도 주민들의 핵폐기물 처리장 설치 반대 등을 꼽을수 있다.

박동서 행정쇄신위원장은 이와 관련,『보상에 인색하면 주민은 손해만 보는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에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반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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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책사업이 줄 수 있는 위험성과 혐오감을 줄이고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배려가 문제해결의 열쇠라는데는 이견이없다.<육철수·강동형 기자>
1997-06-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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