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균형 극복(통독7년 그 이후:하)

경제불균형 극복(통독7년 그 이후:하)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7-06-27 00:00
수정 1997-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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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재건” 생산성 2배로/도시지역 갈등 불씨 임금격차 거의 해소/동·서독출신 통합 경영시스템 연구 활발

베를린에 진출해 있는 컬러 TV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삼성전관 책임자 김인상무는 동·서독 출신 근로자 사이의 갈등을 묻자 지난 93년 공장 인수당시에 있었던 한 사례를 공개했다.『생산1부 부장에 서독출신 전문가를 고용했는데,본인이 힘들어 하고 동독출신 근로자들의 텃세를 배겨내지 못해 결국 동독출신 근로자로 교체했습니다』.

인수후 4년이 지난 지금은 서독인 출신보다 통독전에 과장급에 불과하던 메인 케라는 동독출신을 발탁,부사장으로 승진시킨뒤 전권을 주고 있다고 했다.이제 서독출신 간부는 전문분야인 경리·자금담당 부장등 1∼2명이 전부라고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통독후 동·서독 근로자간의 임금격차 등 독일사회 전반에 걸친 동·서독출신간의 갈등 때문이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요즈음은 베를린시 등 대도시 근로자의 경우 임금격차가 거의 해소돼 갈등이 크게 완화됐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다만 높은 실업률과 지방도시의 경우 동독출신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여전히 서독출신의 70∼80%에 불과해 불만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16일 동베를린 지역은 건설노동자들의 집단 시위로 도시가 하루 종일 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베를린시청 경제부 볼프강 홈멜국장은 이에 대해 『건설공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과 임금인상,그리고 고용보장을 요구한 시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독전 동독인의 노동생산성은 서독인의 30%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 평균 60%로 상승한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기술수준과 노동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높은게 문제』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생활은 서독인과 똑같기를 원해 통일후 동독지역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 가운데 25%만이 산업재건에 투자되고,나머지 75%는 소비재 생산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독기업의 민영화를 담당하던 신탁관리청의 후신인 자본분배 경영회사(BMGM) 한스 주르겐 알베르트씨는 『동·서간 갈등해소를 위해 새로운 경영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즉 판매와 영업부문은 경험이 풍부한 서독인에게 맡기고 동독인들도 최고경영에 일부 참여하게 하며,동·서독의 젊은이들을 대거 채용,기업의 미래를 이들에게 맡기는 경영시스템을 개발중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은 곳곳에서 감지됐다.작센주 경제진흥공사 투자상담역인 켄스만씨는 『60명의 직원 가운데 서독출신은 5∼6명에 이른다』며 『이 지역이 고향인 동독출신들이 애향정신과 자존심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양승현 기자>
1997-06-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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