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소설집「고양이의,고양이에 의한,고양이를 위한 소설」낸 김연경씨

첫소설집「고양이의,고양이에 의한,고양이를 위한 소설」낸 김연경씨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7-06-19 00:00
수정 1997-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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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세계에 대한 강렬한 혐오는 그 태생적 집착과 사실상 공존”/부조리한 상활설정·극중극 형식 특징

『밝은 이야기를 쓰고 싶어도 어둠만이 현실이고,그래서 그 어둠에 막혀버리게 되는 것이 작가의 운명이라는 암시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단편 「우리는 헤어졌지만,너의 초상은­그 시를 찾아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소설가 김연경씨(22)가 첫 소설집 「고양이의,고양이에 의한,고양이를 위한 소설」(문학과지성사)을 내놓았다.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인 중편 「고양이의,…」을 비롯,여덟편의 중·단편이 실렸다.

「고양이의,…」는 스산이라는 이름의 작가가 해와 달이라는 두 자매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써내려가는 이야기.카프카를 연상케 하는 부조리한 상황설정과 극중극 형식이 특징이다.

이 젊은 작가가 소설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 혹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그것은 바로 얼핏 진부해 보이기까지 한 자아정체성의 탐구다.『물질적인 세계에 대한 강렬한 혐오는 사실상 그것에 대한 태생적인 집착과 공존하는 것이에요.저는 이 두 극단 사이에서 파열하지 않기 위해 애써 왔습니다』 『삶이란 어떻게든 견뎌내야 할 그 무엇』이라고 규정하는 그는 『그 생존의 방식으로 「말」을 택했고,나중에는 「말」의 자리에 「글」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 소설집을 통해 특유의 소설적 장기를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그는 우선 리얼리즘 소설의 그럴듯함의 원칙에서 벗어나 소설 도처에 시간적·공간적 알레고리를 장치한다.또 그로부터 야기되는 「낯설게 하기」와 각종 이미지들을 차용,서술자의 목소리와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중첩시킨다.이같은 교묘한 중첩과 재구성은 그의 개성적이고 발랄한 문체와 만나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한층 모호하게 만든다.이른바 「메타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 소설이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그것은 무엇보다 제 작품들이 뚜렷한 서사구조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현재 서울대에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정신이 느껴지는 장편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김종면 기자>
1997-06-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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