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놀아나는 시국(사설)

「설」에 놀아나는 시국(사설)

입력 1997-03-26 00:00
수정 1997-03-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마치 마술사처럼 날만 새면 새로운 「설」을 내놓는 정치권이 있다.그러면 언론은 아주 충실하게 그것을 「확성기」에 돌려준다.검증도 입증도 안된 것이지만 관중들이 마술사의 손에 홀리듯 대중은 그것에 빨려들고 있다.정당한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것은 관심도 안보인다.

리베이트가 「몇천억」이니,「몇백억」의 선거자금이니 하는 것을 예사로 담고 있다.「설」이라고 했을뿐이므로 조사결과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아니면 그만이지…』 할 태세다.그러나 국민의 뇌리에 한번 박힌 「설」은 쉽게 빠져나오지 않는다.

한 종교지도자의 표현처럼 이런 「분탕질」은 죄악이다.99.99%가 가능한 일이라도 검증 안된 것을 내놓는 일은 잘못이다.하물며 시중을 떠도는 「소문」을 이렇게 쏟아놓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어느쪽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사실이라도 받아들이려면 국민의 진을 빼는 일들이 있다.그런 것을 마치 마술을 즐기듯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은,더구나 『믿거나 말거나』내던지듯 하여 정치적 인기를 챙기려고 하는 것은 정치적 덕목이 아니다.

정국이 지금처럼 위급한 때가 아니면 좀 덜하다.그러나 지금은 어떤 감당못할 불행이 우리를 덮칠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다.

이런때 「설」을 유포시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골깊은 불신을 조장하고 미래에 대한 암담함을 확산시키는 일이다.국민이 불행해지는 일이라도 자신의 정치적 인기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양보를 하지 않는 이런 태도는 곤란한 일이다.

공기능을 생각하는 언론이 이런 일에 하수인이 되고 공범이 되는 일은 더욱 큰 잘못이다.검증에 미심쩍은 정보는 다루지 않는다는 명분을 분명히 해야 한다.또 잘못된 정보는 끝까지 추적하여 바로잡는 노력도 언론이 해야 한다.그래야 한탕 벌이고 잠복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고칠수 있을 것이다.
1997-03-2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