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태도 돌변…4자회담 성사 “파란불”/미 4자회담 설명회 결산

북 태도 돌변…4자회담 성사 “파란불”/미 4자회담 설명회 결산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1997-03-07 00:00
수정 1997-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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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이 진지한 태도… 개최시기가 열쇠/북 「예비회담」 역제의 대비 한·미 정책조율

5일 뉴욕에서 열린 4자회담 설명회는 북한으로부터 즉각적인 4자회담 수락 답변은 얻어내지 못했지만 북한측 태도가 예상과 달리 신축적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북한이 4자회담 설명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진지한 자세를 보인 것 자체가 회담의 성사를 기약하는 징후라는게 우리쪽 반응이다.미국도 4자회담을 위한 직접적 돌파구가 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차선의 결과」라고 환영하고 있다.이에 따라 4자회담은 개최시기만 남았다는 관측 속에 4자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이 북한측의 역제의로 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김정일의 공식권력승계가 이뤄진 이후에나 4자회담에 응할수 있는 내부형편 때문에 시간벌충용으로 예비회담을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한미 두나라도 내부적으로 북한이 설명내용에 대한 검토답변을 멀지않아 밝히면서 징검다리를 하나 더 놓으려고 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특히 북한수석대표인 김계관 외교부 부부장이 회담후 한반도의 평화와 관련된 현실적 제안에 대해서는 모두 들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점을 예비회담 제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고 있다.우리도 북한이 추가설명회를 요청하면 수락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예비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설명회는 다음 몇가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첫째,그동안 반대급부를 요구하며 설명회 개최를 두차례나 연기시켰던 북한이 한국측의 평화장치 마련 필요성에 대한 배경을 직접 들었다는 점이다.설명회 참석전까지 1년 가까이 시간벌기와 함께 실리를 저울질해온 북한으로선 큰 태도 변화였다.북한의 김수석대표가 기조연설에서 『현재 한반도 정세를 미뤄볼 때 설명회 참석은 큰 용단』이라고 밝힌 대목에서도 이는 감지될 수 있다.최근 황장엽 비서의 망명사건 이후 남북한간 경색된 분위기에서 남북 고위급 인사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탐색」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미국이 미북 관계개선을언급하면서 기존 한미관계의 손상을 가져오는 미북관계는 있을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북한측의 남한을 제외한 미북간의 직접채널 구축 의도에 경종을 울려줬다는 점이다.



셋째,한미 두나라가 식량난 등 여러가지로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해 4자회담에서 식량지원을 비롯한 모든 경제협력을 논의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북한의 실리보장을 천명했다는 것이다.반대급부라는 잿밥에 속셈이 있는 북한을 당근으로 자극했다고 할 수 있다.<뉴욕=이건영 특파원>
1997-03-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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