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학부제로 선후배관계 “소원”

대학/학부제로 선후배관계 “소원”

강충식 기자 기자
입력 1997-03-06 00:00
수정 1997-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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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공부 더 매달려… 과별행사 지지부진/학생회사무실 텅텅 비고 동아리는 “북적”

올해 연세대 상경계열(학부)에 입학한 이완석군(20)은 좋은 선배들을 만나 멋진 대학생활을 보내려던 대학설계도를 다시 그려야 할 판이다.선배들을 좀체 만날수 없기 때문이다.

합격자 발표 이후 거의 매일 선배들을 만나 술도 마시고 공부방법,과목선택,과외활동 등에 대해 조언을 듣는 다른 학과 친구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이군은 생각끝에 곧 마음에 드는 동아리를 찾아 가입할 생각이다.

지난 96학년도부터 시작된 대학 학부제가 점차 확대되면서 바뀐 대학풍속도의 한 단면이다.

3학년때 학과를 배정받기 때문에 같은 학부 내 선·후배는 동향이나 출신고교가 같은 등 특수한 관계가 아니면 「끈끈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또 같은 학부내에 몸을 담고 있더라도 3학년 때 인기학과에 배정받으려면 동기생끼리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따라서 과외활동보다는 학과공부에 더욱 매달릴수 밖에 없다.

이 여파로 수련회(MT) 등 단체행사도 지지부진하다.지난해 경영·무역·회계학과 등이 합쳐진 경희대 경영학부는 올해 MT를 가지 않기로 했다.지난해 MT에서 각 학과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자기 과를 알리는 일에만 열을 올렸던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경희대 경영학과 학생회장 백상민군(삼수변에 민·25)은 『학부제 이후 선배에게 점심이나 술을 사달라고 찾아오는 후배는 거의 없다』며 『경영학부 2학년생 350명 가운데 아는 학생은 10여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운동권의 주축을 이루는 학생회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운동권 학생들의 모임장소로 애용되던 학생회 사무실은 신학기인데도 거의 텅 비어 있다.

서울대 응용통계학과 4년 이재성군(27)은 『요즘 신입생들은 현실과 거리가 있는 분야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신입생들에게 문제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지만 NL,PD 등의 용어는 자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용적인 학문을 배울수 있는 동아리는 신입생들로 북적댄다.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 간부 박지혜양(19·법학과 2년)은 『올해 동아리 가입신청자는 지난해보다 30%가량이 늘었다』며 『이념동아리보다는 컴퓨터,영어회화,여행동아리 등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강충식·박준석·이지운 기자>
1997-03-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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