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 서러움 가슴에 묻고…/만학주부들 “눈물의 졸업식”

못배운 서러움 가슴에 묻고…/만학주부들 “눈물의 졸업식”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1997-02-27 00:00
수정 1997-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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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원학교」 1,373명… 대부분 40∼60대/지방출신 많아… 장거리버스로 등하교도

『배우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10대 소녀들과 한 자리에 어울려 공부한 70대 할머니 등 「만학주부」들의 얘기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45 양원주부학교(교장 이선재·서울시 부의장)는 26일 상오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졸업식을 갖고 1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 1천373명을 배출했다.졸업생의 대부분은 40·50·60대 주부들이다.

졸업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루었다.배우지 못해 당한 서러움을 뒤늦게 풀었다는 감격 때문이다.

『집에 차를 샀는데 차 이름이 다 영어로 돼 있어 속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신용카드를 발행받고 싶어도 영어로 이름을 적어야 하잖아요.영어를 몰라 카드도 못 만들었죠』

지방 출신 주부들도 적지 않다.

마산에서 올라온 한 주부는 학교 주변에 방을 얻어 공부하다 주말에는 마산에 내려가는 고생을 감내했다.충남 온양·아산,경기도 이천 등이 집인 사람들은 장거리 버스를 타고 다니며 공부했다.

이들은 25개 반으로 나뉘어 공부했다.국어·영어·수학·과학·도덕·국사·한문·일반교양·펜글씨 등을 배웠다.

나이에 관계 없이 어울리다 보니 세대간의 갈등도 이해할 수 있었다.며느리의 처지와 시어머니의 심정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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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주부학교는 6·25 전쟁 중이던 지난 53년 문을 연 일성고등공민학교가 모태다.피난민의 자녀,전쟁 고아,극빈 아동 등 정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소년을 교육시킬 목적으로 설립됐었다.<박현갑 기자>
1997-02-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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