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4자설명회 연기 제의 배경

북 4자설명회 연기 제의 배경

이도운 기자 기자
입력 1997-01-28 00:00
수정 1997-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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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접촉 재개 회담조건 재조정 시도/식량지원·경제제재 추가완화 노린듯

북한이 29일과 31일로 예정됐던 4자회담설명회와 미·북 「준고위급」회담을 일주일간 연기하자고 요청한 것은 이번에 합의된 남북한 및 미국간의 대화구도가 마음에 들지않기 때문인 것 같다.

북한은 지난해말 잠수함침투사건에 대해 사과한뒤 뉴욕채널을 통한 미국과의 오랜 줄다리기끝에 지난 23일 4자회담 설명회와 미·북 회담을 뉴욕에서 차관보급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다는데 일단 합의했다.설명회 참가는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이른바 「통미봉남」이라는 기본정책에는 배치되는 것이었지만 「서울을 통하지 않고는 워싱턴에 갈 수 없다」는 한·미간의 공조원칙때문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막상 설명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자 북한내부에서는 『설명회에 참가하는 대가가 아무것도 없는가』라는 비판론이 다시 강력하게 제기되는 것 같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이에 따라 북한은 일단 설명회를 연기시킨뒤 미국과의 뉴욕접촉을 재개해 회담의조건을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재조정해보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뉴욕접촉에서 예상할 수 있는 북한의 추가요구는 ▲설명회는 뉴욕에서 하되 미·북 회담은 워싱턴에서 개최돼야 하며 ▲설명회는 국장급 정도로 격하하고 ▲설명회참석 대가로 한·미가 대규모로 식량을 지원하고 미국은 경제제재를 추가적으로 완화하라는 것 등이 될 것이라고 한 당국자는 예측했다.북한은 물물교역을 허가받은 미국곡물회사 카길과의 쌀도입협상이 여의치않자 일부러 미국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가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미 설명회개최 합의과정에서 나타났듯이 북한이 4자회담 참가를 약속하지 않으면 추가지원이 없으며 현재의 설명회 합의구도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 한·미 양국이 견지하는 공통된 입장이다.따라서 북한이 설명회 연기로 의도한 바를 얻지못할 경우 약속대로 다음달 5일 설명회에 참석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북한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설명회를 또다시 연기시키거나 무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정부는 일단 북한의 연기요청에 대해과잉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일단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모색하며 기다려보겠다는 것이 당국자의 공식입장이다.<이도운 기자>

1997-01-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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