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행복/양태진 영토문제연구가(굄돌)

운명과 행복/양태진 영토문제연구가(굄돌)

양태진 기자 기자
입력 1997-01-08 00:00
수정 1997-01-0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그런데 그 행복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찾으려는데 불행이 뒤따른다.옛날 어느 임금이 자기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이 세상에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그래서 신하에게 동갑내기를 찾아 보도록 하였다.

대궐로 들어온 동갑내기는 벌을 치며 살아가는 미천한 백성이었다.이것저것 물어보니 불쌍하기 이를 데 없었다.그런데 그자의 태도가 조금도 구김살 없이 당당하고 비굴한 곳이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그래 『지금의 생활이 만족한가』물었더니 『그러하오이다』하는 것이었다.『빨리 돌아가서 벌을 돌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없습니다』 벌통이 얼마나 되는가 물었더니 13통이라 하였다.짐이 다스리는 성이 13이니 숫자는 같구나 하면서 대궐에 함께 머물러 살기를 권했다.그랬더니 『벌통 하나에 여왕벌 하나씩 있습니다.저도 13통의 여왕벌을 통할해야 하는 몸이오니 통촉하옵소서』하고 물러가기를 청하였다.또 다른 동갑내기를 찾아 보도록 하니 이번에는 남루하기 이를데 없는 거지가 나타났다.지금의 생활이 어떤가 물으니 『저는 밤마다 천자가 되어 온갖 영화를 다 누리고 삽니다.그러니 밤이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살고 있습니다.임금께서는 낮으로 영화를 누리고 저는 밤으로 영화를 누리니 저 또한 임금님이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조선조 성종 임금도 꼭 같은 생각을 했던지 어느날 일관을 시켜 사주가 같은 자를 찾아오도록 하였더니 한 여인이 나타났다.과거사를 물으니 종의 신분으로 있다가 속량되었다고 하는데 그 때가 성종이 즉위한 시점과 같았다.남편이 있느냐 하니 죽었다고 하는데 그 시각이 왕비가 승하하던 시간과 딱 맞아 떨어졌다.하도 이상해 여인에게 후궁이 여러 있는데 너 또한 후궁이 되면 어떻겠느냐 하니 천인은 본래 성품이 번화한 것을 좋아해 그 옛날 무후가 남첩 여럿을 두듯이 현재 13명의 남첩이 있아와 즐겁게 사오니 가당치 않습니다 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행복은 부귀영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곧 바로 우리들 마음 속에 있으며 불행은 그 원인이 욕심을 부리는데 있다 하겠다.

1997-01-08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