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다른미래의 발전/월터 트루엣앤더슨(미래를 보는 세계의눈)

과거와 다른미래의 발전/월터 트루엣앤더슨(미래를 보는 세계의눈)

유상덕 기자 기자
입력 1997-01-06 00:00
수정 1997-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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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염기배열 풀어 생명정보학 창출/인간·기계 합친 공생의 유기체 곧 출현

서울신문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오피니언리더 계층 독자들의 수준높은 지적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 및 석학들의 명저를 소개하는 「해외신간 안내」를 대폭 확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오늘 주목되는 세계의 신간」이라는 제목으로 6일부터 월 2회씩 싣습니다.

『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은 종전의 신간안내 지면보다 2배이상 크게 늘어난 1개면으로 확대,매월 첫번째와 세번째 월요일자에 게재합니다.

서울신문이 해외신간소개를 이처럼 크게 늘리는 것은 초일류 고급정론지로서의 위상을 굳힘과 아울러 국내 여론주도층의 큰 호응에 보답하기위한 것입니다.소개될 저서들은 국제정치·경제·첨단과학기술ㅊ등 모든 분야에 걸쳐 범지구적인 관심사와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망라할 것이며,여론주도층과 정책입안자,관계전문가는 물론,일반 독자들도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애독을 바랍니다.

우리 시대의 중심주제중 하나는새로운 과학기술의 출현과 그에 대한 강박관념이다.

과학기술의 소주제는 시대별로 변화해왔다.원자에너지와 제트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은 50년대의 테마였고 우주여행은 60년대를 상징하는 것이었으며 컴퓨터가 80년대를 장식했다.

미래학자 월터 트루엣 앤더슨(Walter Truett Anderson)이 최근 펴낸 「과거와 다른 미래의 발전(Evolution isn’t What it used to be)」이라는 제하의 저서에 따르면 90년대 들어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의 주의를 사로잡은 기술은 「스스로를 운영하는 것」같이 보이는 것 즉 인터넷과 같이 컴퓨터와 통신을 결합한 독특한 시스템이었다.이것은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을 스스로 짜내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같다.또한 생물의 복잡한 유전적 비밀을 정교하게 스스로 해독해 내는 유전자의 연산법칙과도 같다.또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금융시장과도 같은 것이다.흡사 인간의 두뇌와 신경망을 동시에 갖춘 것처럼 보이는 컴퓨터통신,즉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모방한 이 기술은 인간의 진화·발전과정이 어느 곳에서 종착지를 맞을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멀지 않아 우리는 인간과 기계의 공생에 바탕을 둔 새로운 유기체의 출현을 보게 될 것이다.다시말해 우리는 정부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컴퓨터 통신망이 권력의 도관역할을 하는 세상이라는 새 유기체를 만들어내면서 기계와 함께 진화·발전해 나갈 것이다.

저자 앤더슨은 모든 사물을 변화시킬 그 다음의 기폭제는 염색체의 염기배열을 컴퓨터가 해독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즉 모든 생명현상을 지배하는 유전자의 본체인 디옥시리보핵산(DNA)속에 있는 4가지 염기로 이것의 배열에 의해 생물의 유전적인 성질이 달라지는 아데닌(A),구아닌(G),시토신(C),티민(T)을 컴퓨터의 고유숫자인 0과 1에 대입시켜 「생명 정보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을 창출해내는 것이다.생명현상의 본질과 그 비밀이 벗겨질 순간이 한발짝 한발짝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인류사에서 「대혁명」 또는 「대사건」으로 기록될 날이 임박한 것이다.

생명정보학에 바탕을 두고 발전할 종류의 유전공학은 테이색스병(소아에게 발생하는 유전질환으로 점차 시력을 잃어 백치상태가 됨)과 같은 치명적인 유전병도 곧 퇴치할 수 있다.다시말해 생명정보학은 실험실에서 실제로 실험을 하지 않고도 새로운 치료제를 전자공학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해 시간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그러나 앤더슨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태고이래의 물음에 대한 해답은 단순히 치료제개발의 차원을 넘어 현재의 인간의식을 뿌리째 바꿀 수도 있는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인공위성과 통신선의 결합을 통한 전세계적인 통신망은 「지구 신경망」과 같은 역할을 해 우리에게 지구상 천연자원의 효율적 관리에 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 앤더슨은 『지난 50년대 이후의 발전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는 주어진 것(자연)과 만들어진 것(기술적 성과)사이의 경계선이 이동하며 모호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모든 것 즉 미세한 유전자로부터 거대한 지구에 이르기까지 만물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앤더슨은 『따라서 우리는 좋든 싫든 이제부터 세상의 창조자이기도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세상의 창조자가 되는 시대의 도래는 인간에게 새로운 종류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그는 창조에 따르는 책임을 지는데는 보다 인간적인 것에 바탕을 둔 도덕의 정립이 필수적이라면서 과학기술의 진보을 이해하는 사람의 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인간애」라는 결론으로 끝맺음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이 책에 대한 논평에서 『앤더슨의 미래에 대한 사상이 흥미있고 폭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그의 저서는 생명의 본질이 무엇인가가 규명된 뒤에 휘몰아닥칠 거대한 변화가 사회에 미칠 충격과 영향까지를 분석하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미국의 W H Freeman & Company출판사 간행.23달러.<유상덕 기자>
1997-01-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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