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자는 서행시위 인가(사설)

뭐하자는 서행시위 인가(사설)

입력 1996-12-30 00:00
수정 1996-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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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해괴한 일이다.노동관계법개정에 항의하는 여의도집회 참석차 상경하던 호남,마산 창원 그리고 대전 충남지역 노조원들의 승용차가 수십,수백대씩 떼를 지어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와 갓길까지 차지한채 30∼40㎞로 「서행시위」를 벌였다는 것이다.그 바람에 고속버스와 일반 승용차들이 느닷없는 체증으로 몇시간씩 고속도로에서 고생했다.

노동조합의 파업이나 시위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측에 단합된 세를 과시하고 일반 국민들에게 노동자들의 입장과 견해를 알려 지지를 얻어내는 캠페인이다.여론의 지지를 얻기위한 노·사,노·정부간 치열한 경쟁인 셈이다.그런데도 노조원들이 고의로 고속도로를 마비시켜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불편을 주고 국가경제에도 피해를 준 것은 자해행위가 아닐 수 없다.

「서행시위」는 우발적이 아니라 여러 지역을 출발한 수백대 차량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노조 지휘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노조 지휘부의 양식과 속셈을 의심치 않을 수 없게 된다.

우선 승용차와 각종 생산품을 수송하는 화물차등의 통행을 방해한 것은 자신들의 불만을 엉뚱하게 남에게 떠넘기는 화풀이나 심술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가두시위중 차도로 진출,교통체증을 유발한 것과도 다르다.고의적으로 국가경제의 혈관을 막은 것이기 때문이다.노동운동의 목적이 사회질서 파괴는 절대 아니다.왜 국민지지 대신 비난을 자초할 이런 일을 했는지 의문이다.

프랑스 대형트럭 운전사들의 고속도로 톨게이트 봉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면 계산착오다.한국에서 그런 시위는 지탄만 가져다 줄뿐 지지를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자신들이 하는 일은 무엇이건 옳다고 믿고 일반 시민을 가볍게 보는 노조 지휘부의 독선이 빚은 전술적 실수 일 수도 있다.작은 일 같지만 노조운동의 기본 목적이 무엇이며 노조활동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돌이켜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1996-12-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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