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찬가」(외언내언)

「김일성 찬가」(외언내언)

송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6-12-19 00:00
수정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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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보다 더 절망적인 것이 있다.아직도 젖내가 밴 유아음으로 『…따사로운 품속으로 안아주시니 김일성 대원수님 고맙습니다…』하며 고사리순처럼 여린팔을 받들어 올리는 북한서 온 어린이모습이다.그 어린이는 가족이 탈북을 위해 강을 건널때 철없이 우는소리를 낼까봐 「잠오는 약을 먹여 짐속에 넣을까」를 궁리했던 바로 그 「아기」다.

기자들이 특별히 그런 노래를 시킨 것도 아니다.처음으로 가져보는 화려한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회견장을 휘저으며 놀던 어린이,『노래나 한번 불러보라』는 「싱거운」주문에 반사적으로 부른 노래다.

말도 배우기전에 독재권력자를 칭송하는 노래를 먼저 익혀야 입에 풀칠할 것을 배급하는 사회,그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민을 핍박해서 목숨걸고 탈출하게 만드는 국가,옛날 노예시장에 나오던 노예의 발목에나 채워졌음직한 족쇄로 끌려다니는 양민이 숱하게 양산되는 땅.같은 조상을 지닌 내동포를 그런 처지로 만들어놓은 일에 분노를 느낀다.

북한정권을 「유격대정권」으로 지칭하는 학자가 있다.유격대란 최소한의 식량으로 살아남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생활하는 집단이다.그들은 거추장스러우면 동반자나 가족도 처치해버리고 보급이 끊겨 무너지는 지역이 있으면 그냥 「버리는」것이 속성이다.

그 설에 의하면 북한은 이미 변두리부터 그런 현상에 들어섰다고 한다.

산모가 「몸보신」을 위해 자신의 무엇을 먹는다든가 모든 직장인이 상오근무만 마치면 먹을 것을 구하러 길을 나선다는 일 등은 그런 설명을 합리화시킨다.급하면 캠프를 정리하여 소수정예만이 탈출하는 것도 「유격대 방식」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삶이 상처로 새겨진 동포를 「인간답게」 살게 하는 일이다.『얼마나 못살다 왔느냐』는 질문만 퍼부으며 맞아들이는 것으로는 모자라는 일이 많을 것이다.상당한 각오가 함께 해야 할 것이다.<송정숙 본사고문>
1996-12-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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