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 위한 「협상카드」

자민련이 21일 마련한 내각제 개헌요강은 대통령과 수상으로 권력을 2원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자민련은 당초 대통령을 상징적인 존재로 두는 순수 내각제를 검토했었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통일·외교뿐 아니라 수상을 지명하고 긴급조치권과 계엄선포권 등을 갖도록 했다.대통령제와 순수내각제를 믹스한 형태다.

이와 관련,자민련의 고위당직자는 『우리 현실에 맞는 방안을 강구했다』고 말했다.통일한국에 대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다른 측면이 더 강한듯 하다.김용환 사무총장이 이달들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두차례나 만난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한마디로 말해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상용 카드」라는 것이다.

야권후보가 단일화되려면 어느 정도 권력분담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순수내각제로는 어렵다는 판단이다.그래서 대통령과 수상으로 권력을 2원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선에서의 연대를 꾀하자는 것이다.파트너로서는 꼭 국민회의 뿐 아니지만 현재로선 「1순위」다.

누가 대통령이고 수상이고 하는 문제는 나중 문제라고 본다.일단 각당이 대권을 향해 각개약진하면서 서로의 세를 견주어 결정해도 늦지 않다.<백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