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합천 출토품 인면문마령(한국인의 얼굴:85)

경북 합천 출토품 인면문마령(한국인의 얼굴:85)

황규호 기자 기자
입력 1996-11-16 00:00
수정 1996-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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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방울에 돋을새김한 한쌍/해학적 모습에 절로 미소가

우리 전통의 공예는 선사미술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중국 동북지방 요령쪽에서 들어온 청동기문화가 토박이로 자리를 잡으면서 만들어 낸 여러 모양의 청동방울이 그런 유물이다.이른바 동령류로 일컫는 이들 청동방울은 제사 따위의 의식을 올릴때 사용하는 의기로 제작되었다.구리를 녹여 합금하고 이를 거푸집에 부어 만든 훌륭한 공예품인 것이다.

그 방울은 본래 의기였으나 청동기가 널리 퍼져 나가면서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다.말에도 방울을 달아줄 만큼 청동기가 보편화됐다.쇠붙이 철기가 등장한 이후의 일인데,마령이라는 것이 말방울이다.말방울은 말갖춤(마구)을 껴묻거리(부장품)로 많이 묻었던 가야지역 옛 무덤에서 더러 나왔다.그 가운데는 사람 얼굴이 들어간 말방울 인면문마령이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이 소장한 두 점의 말방울은 아주 명품이다.이 박물관이 지난 1986년 대가야 고토인 경남 합천군 봉산면 송림리 해발 150m의 구릉 반계제에서 발굴한 것이다.이들 한 쌍의 말방울에는돋을새김(양각)한 얼굴이 정교하게 묘사되었다.동글납작한 청동방울 한 면을 온통 얼굴로 채웠다.더구나 암과 수를 뚜렷이 구분해놓아 음양이 조화를 이루었다. 말방울을 얼핏 보아서는 탈이다.얼핏 보아서는 탈이다.흔들면 달랑달랑 소리를 낼 심을 집어넣느라 방울 아래 모서리를 부러 약간 타 놓았다.그래서 사람 모양을 한 말방울이 웃고 있다.입이 벌어졌다고 다 웃는 얼굴이 되겠는가,얼굴도 웃어야지….

그러고 보면 방울 얼굴은 마냥 돌아간 입가를 따라 웃고 있다.기묘한 웃음이다.방울속에서 달랑달랑 놀아날 심이 입 언저리로 나와 마치 혀처럼 보인다.방울은 혀까지 드러내고 웃는 것이다.

수방울의 코는 하도 길어 이마를 넘어 정수리께로 다가갔다.제자신이 방울이면서 왕방울눈을 했다.그 큰 눈을 따라 눈썹 두 줄을 돌렸다.그러나 윗 것은 머리칼인지도 모른다.코 밑에 인중을 홈 파놓고 톱니같은 수염을 돌려 남성이라는 사실을 은근히 과시했다.그 옆쪽의 암방울은 코가 길지 않거니와 수염도 없다.머리칼도 제법 숱이 많아 누가 뭐래도 여성이다.하지만 암수가 서로 닮아 천생연분인 모양이다.



얼굴 모양을 한 말방울은 반계제에 있는 AD 6세기쯤의 구덩식 돌방무덤(수혈식석실분)에서 출토되었다.말방울 이외에 안장가리개,발걸이,띠고리,재갈 등 다른 말갖춤도 함께 나와 말 치장이 대단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황규호 기자>
1996-11-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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