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대통령 강제구인(사설)

최 전 대통령 강제구인(사설)

입력 1996-11-12 00:00
수정 1996-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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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및 5·18사건에 대한 최규하 전 대통령의 법정증언을 끌어내기 위한 담당재판부의 최씨 강제구인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우리는 이번 결정이 최 전 대통령의 오랜 증언거부를 종식시키는 전기가 되기를 바란다.그리하여 12·12 및 5·18사건의 역사적 실체규명이 진전되고 「역사 바로세우기」의 바탕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기대한다.

최 전 대통령은 12·12 및 5·18사건 당시 국정최고책임자이자 군통수권자였다.두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최 전 대통령은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또한 이 사건 관련피고인의 죄를 따지는데도 그의 증언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사실 최대통령의 증언은 벌써 이루어졌어야 옳았다.

최 전 대통령은 『재임중 국정행위에 대해 증언하는 것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로 증언을 거부해왔다.그러나 자신의 재임중 일어난 사건 때문에 2명의 전직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는데도 그런 주장을 되풀이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미국에서 레이건 전대통령뿐 아니라 클린턴 현대통령까지도 법정증언에 응했던 일을 상기한다면 최 전 대통령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번에 재판부는 최씨에 대해 전직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할 만큼 한 것으로 생각된다.최씨의 출석을 위해 세차례나 소환장을 발부하고 특히 마지막 소환에선 증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신문토록 배려했었다고 한다.우리는 전직대통령의 명예를 존중하는 재판부의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아울러 최 전 대통령측도 이에 상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바다.

최 전 대통령이 강제구인되면 3명의 전직대통령이 한 법정에 서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전직대통령 모두가 법을 위반했거나 법의 강제력에 의해 법정에 서는 모습은 참으로 불행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최 전 대통령만이라도 자발적으로 증언대에 선다면 그 법정의 의미는 훨씬 달라질 것이다.최 전 대통령의 마음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1996-11-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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