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소」 괴질(외언내언)

「눈먼 소」 괴질(외언내언)

이중한 기자 기자
입력 1996-10-26 00:00
수정 1996-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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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생태학자들은 지금 모든 생물의 질서가 파괴되고 있음에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이상한 일들이 너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1993년 8월 쿠바에는 토끼의 급성간염 사태가 일어났다.한달새 1만5천마리가 죽었고 9월까지 11만3천마리를 잡아 소각했다.토끼들은 감염된지 3일이면 죽었는데 간이 불에 구운듯 심하게 타있었다.이 간염바이러스는 84년 중국에서 발견됐고 86년 이탈리아에 나타났다가 스페인과 프랑스를 거쳐 사라졌었다.미생물학에서는 칼리바이러스(Calivirus)라고 명명했고 일반적으로는 유럽산 토끼들에서 출발됐다고 보아「유럽 갈색산토끼출혈병」이라 부른다.현재 쿠바에는 공식적으로는 토끼가 없다.

90년대초 북유럽을 휩쓸었던「돼지의 이름모를 병」이라는 사건도 있다.90년 12월 독일북부 베스트팔렌에서 처음 등장한 이 병은 암퇘지들에만 전염됐는데 허파와 심장근육이 바이러스에 파괴되고 뱃속의 새끼를 철저히 죽였다.어미돼지 일부는 회복됐다.결과적으로 새끼돼지만 죽이는 병이었다.91년 1년동안 독일 3천여 양돈장에 전염됐고,벨기에를 거쳐 92년에는 영국과 프랑스로 이동했다.이기간 유럽 돼지의 출산율은 10% 줄었다.

영국의「미친소병」은 지금도 계속된다.소의 뇌를 스폰지처럼 만드는 뇌질환 병이다.뇌가 부셔지므로 뒷발은 빨리 뛰는데 앞발은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은 혼란된 동작을 일으킨다.이병은 사람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월부터 충남 당진군에「눈먼 소」괴질(괴질)이 등장했다.소는 갑자기 눈이 멀고 송아지는 눈이 파랗게 변하면서 죽는다.현재까지 40여마리를 넘어서서 드디어 충남가축시험소가 역학조사에 나섰다.이 괴질에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유엔기구인 세계동물건강기구(OIE)의 도움도 얻고,세계적 현상의 하나로 파악하여 과학적 정밀추적을 할만하다.환경변화의 영향은 이상기후현상만 일으키는게 아니다.생물체계의 질서정연함을 뒤흔들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더 커지고 있다.〈이중한 논설위원〉

1996-10-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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